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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여당發 '공천 반전드라마'…재보선 각본 바뀐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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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재보선 전략 재조정 기로…'인물난'도 고심

연합뉴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이승우 강건택 안용수 기자 = '별들의 전쟁'이 예고됐던 7·30 재·보선의 판이 미묘하게 흔들리고 있다.

최대 격전지인 서울 동작을의 유력후보였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불출마 선회'와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경기 평택을 '공천배제', 울산 남구을에 도전했던 이혜훈 전 최고위원의 공천신청 철회 등 여권에서부터 이상기류가 감지되면서다.

거물들의 대규모 귀환무대가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에 못미치면서 선거 구도 자체가 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다.

'중진차출론'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도 이러한 여당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재보선 전략 수정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그 연장선 상에서 여야 모두 '빅카드'를 대체할 참신한 새 인물 수혈에도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 대어급을 낚는데는 고전하는 등 '인물난'이 만만치 않다는 게 공통된 고민이다.

여전히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빅매치' 가능성이 살아있는 가운데, 서로 물고 물리는 게임이라는 선거의 특성상 전략적 요충지에서는 상대 카드가 나올 때까지 '패'를 숨긴 채 시간을 끄는 눈치작전이 극심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與, 거물급 잇단 퇴장에 '인물난' = 평택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임 전 실장이 초반 탈락한 것을 두고 여권이 '조용한 선거'로 재보선 관심도를 떨어뜨리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 그래도 선거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3선 의원 출신으로 청와대 비서실장과 장관을 지낸 그가 선거에 패하면 정부 심판론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한 핵심인사는 "각기 지역 특성이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거물급을 내세우면 판만 커진다"며 "국지전으로 지역 일꾼을 뽑는 방향이 맞다"고 말했다.

여기에 동작을 출마가 점쳐졌던 김문수 전 지사가 불출마 의사를 표명하면서 여권으로선 자의든 타의든 벌써 2개의 카드가 날아간 셈이 됐다.

김황식 전 총리도 수도권 출마가 거론됐지만 본인은 고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빅 카드' 출격 가능성은 계속 열려 있는 상황이다.

상대방이 필승 카드를 세우면 '인지도' 높은 명망가로 맞불을 놓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여전하다.

우선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나경원 전 의원이 강한 출마 의사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지지세가 강한 경기 수원병(팔달)이나 김포가 후보지로 거론된다.

동작을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여전히 유효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다만 전략공천 대상에 이름을 올리는 후보군이 대부분 옛 친이(친이명박)계 비주류 그룹이라는 점에서 친박 주류 내부의 불만도 감지된다.

그러나 비주류 친이계를 배제하고 친박 내부에서 경쟁력 있는 카드를 고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인물난'이 당 지도부의 최대 고민으로 떠올랐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친박 지도부는 장고를 거듭한 끝에 옛 친이계 인사들을 대거 시도 지사 후보로 발탁, 높은 당선 비율을 보였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참신하면서 경쟁력 있는 신인 1∼2명의 '발탁'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野, 중진차출 불투명 속 동작 전략공천 논란 가열 = 여권의 공천 향배에 따라 '중진차출론'의 폭과 내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새정치연합도 내부사정이 복잡하다.

중진급 인사들의 교통정리가 난제로 떠오른 가운데 수원 팔달 출마 쪽으로 흐름이 잡히고 있는 손학규 상임고문 정도를 빼고는 후보추천장을 순탄하게 거머쥘지 예단하기 힘든 모양새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4선 의원을 지낸 천정배 전 의원의 야당 텃밭인 광주 광산을 출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당초 전날로 예정됐던 공천관리위의 이 지역 경선 대상자 확정 작업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실제 공천위 회의에서 일부 인사는 천 전 의원에 대해 '경선 원천 배제론'을 폈다는 후문이다. 소속 의원 45명도 "다선 중진들이 쉬운 선택을 하는 것은 상식과 순리에 어긋난다"는 성명을 지도부에 전달했다.

지도부 핵심인사는 천 전 의원에 대해 "경선 자격 자체를 배제하는 게 이치에 맞느냐"면서도 "당내 여론을 살피고 있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서울 동작을을 중심으로 전략공천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오영식 서울시당위원장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허동준 지역위원장의 출마 기회 부여를 요구하며 "정치적 배려를 전제한 전략공천이나, 단순히 인지도에 따른 경쟁력을 내세워 다선 중진급을 전략공천하는 접근은 국민이 바라는 개혁공천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31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1차적으로 이곳에 나온 안철수 공동대표측 금태섭 대변인에 대한 전략공천설을 겨냥한 것으로, 자칫 6·4 지방당시의 '윤장현 전략공천'에 이어 '안심(安心·안 대표의 의중) 논란이 재연되며 계파간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지역에는 정동영 상임고문의 전략공천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 대변인을 제외한 이 지역 출마자 5명도 기자회견을 하고 "전략공천은 패배로 가는 첩경"이라며 경선을 요구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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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공천탈락 반발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임태희 새누리당 전 의원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평택을 재보궐선거 공천탈락에 대해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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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빌딩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공천관리위원회가 실시한 7·30 재·보궐선거 공천 신청자 면접에서 한 신청자가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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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자들이 공천 면접심사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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