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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김문수, 전대·재보선 불출마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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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수원=뉴시스】유명식 기자 =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 대표경선과 7·30 재보선에 모두 나서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최근 도내 일부 원내외 당협위원장들과 전화 통화에서 이런 뜻을 내비친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김 지사는 사흘 전인 지난 27일 아산 현충사를 방문해서도 '백의종군(白衣從軍)'의 의지를 다졌다.

그의 결심에는 퇴임 뒤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선출직에 도전하는 데 대한 부정적 여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임기를 마치자마자 지역을 옮겨 배지에 도전하거나 전대에 무리하게 나서는 것은 '탐욕'으로 비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친박계(친박근혜계)' 서청원, 비박계(비박근혜계) 김무성 의원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당권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오히려 이미지만 구겨 '대권' 길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김 지사 측은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전대 뒤 후유증으로 누가 되든 당 대표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에서 당 대표를 맡아 임기를 모두 채운 인사는 황우여 전 대표뿐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서청원, 김무성 두 의원의 수위 높은 '네거티브' 공방으로 여당 내에서는 당이 쪼개질지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며 "당장 다음달 재보선에서 패한다면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고 했다.

서울 동작을 재보선 '카드'를 접은 것은 당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현실적' 고민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세월호 참사와 총리 인선 실패 등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보수층 결집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은 57.9%를 얻어 정몽준 후보(41.4%)를 무려 16.5% 포인트 차로 눌렀다. 동작구청장 선거에서도 새누리당 후보가 10% 포인트 가까이 졌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대한민국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근본적으로 숙고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며 "여러 가지 여건에 따라 변수가 있겠지만, 당장 눈앞의 정치일정 만을 보고 가지는 않으리라 본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의정부 가능역 교각 아래서 급식봉사를 하는 것으로 8년 도지사직을 마무리했다. 가능역은 김 지사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을 때 취임식을 했던 곳이다. 그는 퇴임식 준비계획을 보고받으면서도 현수막을 걸지 말고 공무원들도 수행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소박하고 조용하게 남경필 당선인에게 자리를 내준 김 지사는 다음달 7~8일께 서울 여의도에 통일문제와 관련한 연구소를 개소할 예정이다.

yeuj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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