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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60대 재력가 피살사건]현역시의원 연루에 서울시의회 위상 또한번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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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29일 현역 시의원이 빚 독촉에 못 이겨 살인을 사주했다는 경찰의 충격적인 발표에 출범을 코앞에 둔 9대 서울시의회는 또 한번 위상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수천억원대 재력가 송모(67)씨를 지인에게 살해하도록 지시한 김형식(44) 시의원을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로부터 살인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6·4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상태였다.

대학시절 총학생회장을 지낸 뒤 유력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역임한 그는 당내에서는 개혁파를 자처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의 파장이 더 크다.

시의회는 그동안 현역 시의원들이 수차례 비리에 연류돼 사정당국의 수사를 받는 등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가깝게는 지난해 10월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명수 시의회 의장이 철거업체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에 앞서 지난 2008년에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김귀환 의원이 시의회 의장이 후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28명의 동료의원들에게 총 3400여만 원의 금품을 살포했다가 의장 당선 뒤 구속됐다.

7대와 8대 서울시의회 의장이 연이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 그 어느때보다 시의원들에 대한 시민의 눈초리가 따가운 가운데 현역 시의원의 살인교사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터진 것이다.

시의원들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우려와 반성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시의회의 위상추락이 불가피하다고 보면서 자정의 목소리를 냈다.

소속 시의원이 충격적인 범죄에 연류됐다는 소식에 새정치민주연합은 벌집을 쑤신듯한 분위기다.

A의원은 "진짜로 참담하고, 부끄럽고, 우리 내부에 자정 시스템이 없었던 것에 대해서 뭔가 적극적인 개혁과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말로 시민들께 너무 죄송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그는 "시의회가 뼈를 깎는 자성과 반성, 개혁의 시간을 가져야하고 그런 결의를 다져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B의원은 "의욕적으로 선거에 임했는데 9대 시의회가 출범하기도 전에 이렇게 돼 안타깝고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역시 같은 당 C의원은 "9대 의회는 정말 개혁해야한다. 우리가 의원의 윤리나 행동강령 이런 것들을 실제로 해야 하고 투명하고 공개적인 활동만 해야하는데 우리가 그렇게 활동하지 않으면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도 상대 당이지만 동료의원의 범죄연류 혐의에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D의원은 "시의회 위상을 떨어뜨린 것이 충격적"이라며 "앞으로 시민을 향해서 더 겸허한 자세로 숙고하는 모습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다 뽑아줬는데 7월1일 되기 전에 이런 모습 보여줬으니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에 대한 시민에 기대에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E의원은 "그 사람이 일하면서 TV에 반바지를 입고 시정질문 했던 사람이다. 오세훈 (전)시장 시절로 기억한다"며 "본회의장에는 정장을 입고 와야 하는데 반바지 길래 '왜 그랬냐'하니까 매스컴 타려고 했다더라"고 언짢은 기억을 떠올렸다.

여야의원들은 이번 사태가 코앞으로 다가온 9대 시의회 의장단 구성에 어떤 식으로든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의원은 "이번 사태가 의장 선거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야말로 의장선거가 다시는 그런 사건을 발생시키지 않는 계기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깔끔하고 정책적으로 해야 우리가 다시금 시민에게 눈길이라도 받을 수 있다"며 "여기서 또 잡음들이 생기고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면 저는 정말로 시의회는 참 시민들로 부터 외면과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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