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시의원이 5억 빚 때문에 친구 시켜 살인"

경찰, '강서구 재력가 살인사건' 주범 시의원 구속

지난 3월 서울 강서구에서 발생한 재력가 살인 사건은 빚 독촉에 시달린 현직 시의원이 살해를 사주해 벌였다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채무 관계에 있는 수천억대 재력가 67살 송모씨를 살해하도록 사주한 혐의로 서울시의회 의원 44살 김모씨를 구속했습니다.

김씨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6·4 지방선거에 출마해 재선됐으나 경찰에 체포된뒤 탈당해 현재는 무소속 상탭니다.

경찰은 또 김씨의 사주를 받아 송씨를 살해한 혐의로 44살 팽모씨도 구속했습니다.

김씨는 재력가인 송씨로부터 "돈을 갚지 않으면 6·4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압박을 받자 팽씨에게 살해를 사주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팽씨는 지난 3월 3일 새벽 0시 40분쯤 송씨 소유 건물에서 송씨를 둔기로 수십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씨는 2010∼2011년 송씨에게서 여러 차례에 걸쳐 5억여원을 빌렸고, 2012년 말 빚 독촉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재선을 준비하던 김씨는 송씨가 압박 수위를 높이자 10년 지기 친구인 팽씨에게 송씨를 살해할 것을 부탁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팽씨는 경찰 조사에서 김씨에게 7천만원 가량 빚을 졌는데 김씨가 이를 탕감해주겠다면서 범행을 부추겼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도주경로 분석과 탐문수사 등을 통해 팽씨를 살해 피의자로 특정한 데 이어 팽씨의 진술과 재력가의 사무실에서 발견된 김씨 명의의 5억여원짜리 차용증을 토대로 김씨를 살인교사 피의자로 특정했습니다.

팽씨는 범행 3일 뒤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두 달여만인 5월 22일 선양에서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팽씨의 신병을 지난 24일 넘겨받은 데 이어 강서구 소재 자택에서 김씨를 검거했습니다.

김씨는 "차용증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써준 것이지 실제 돈을 빌린 적이 없다"며 팽씨가 내게 빌려간 돈을 갚아야 해 송씨를 상대로 강도"짓을 한 것이라며 범행 일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팽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데다 김씨의 도장이 찍힌 차용증이 발견됐기 때문에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다"며 "다른 관련자가 있는지 추가 수사 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아영 기자 nina@sbs.co.kr]

☞ 브라질 월드컵, 기적의 순간을 차범근 SBS와 함께 하세요

☞ 월드컵, 다양한 각으로 즐긴다! [멀티앵글] 서비스

☞ [SBS기자들의 생생한 취재현장 뒷이야기 '취재파일']

☞ SBS뉴스 공식 SNS [SBS8News 트위터] [페이스북]

저작권자 SBS&SBS콘텐츠허브 무단복제-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