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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문창극 자진사퇴…지명 14일만에 정권들어 3번째 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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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10시 자진 사퇴했다.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 후보로 지명한 지 14일만의 일이다.

문창극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며 말문을 연 뒤 "지금 시점에서 사퇴하는 것이 박 대통령을 도와주는 일이다"고 사퇴를 발표했다.

문 후보자는 "박 대통령의 화합과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데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한 뒤 "총리 지명 뒤 나라가 분열에 빠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신봉자"라는 문 후보자는 '민주주의는 국민과 법치라는 두가지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며 국민의 뜻이 강조되면 여론이 도 될 수있으며 법을 지켜야할 국회가 법으로 정해진 청문회를 부정하고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부당함을 역설했다.

또 "저널리즘의 기본은 사실보도가 아닌 진실보도이다"라며 자신을 놓고 비판을 가한 언론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문 후보자는 종교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신앙고백한 것처럼 그 자신도 하면 안되는 일인가라며 교회 강연에서 한 말이 논란거리가 된 것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특히 친일논란에 대해 조부 문남규씨가 독립유공자라며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받친 분의 손자"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억울한 심정을 표명했다.

그동안 문창극 후보자는 교회와 학교 등에서 한 발언과 칼럼 등의 글이 친일논란에 휩싸여 야권은 물론이고 여권 내부에서도 사퇴압박을 받아 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론이 심상찮게 돌아가자 임명동의안 국회제출을 몇 차례 미뤘다.

지난 21일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에서 돌아온 뒤 청와대측은 지명철회의 경우 정치적 파장이 만만찮은 만큼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물밑 접촉을 통해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문 후보자는 본의가 왜곡됐고 친일로 몰려 억울하다는 뜻을 여려 경로를 통해 밝혀 왔다. "대통령에게 누가 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명예 회복을 원했다.

이에 정부는 총리실을 통해 들어온 문 후보자의 조부 문남규씨 행적에 대해 확인 요청한 결과 독립운동가인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2010년 보훈처 자체 발굴로 독립유공자 애국장 포상을 받은 문남규 씨와 동일 인물로 판단했다는 것.

박근혜 정부 들어 총리후보 낙마는 이번이 3번째이다.

정부 출범 직전 내정된 초대 총리후보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재산 문제 등으로 사퇴했다.

지난 5월22일 안대희 전 대법관이 총리 후보로 내정됐으나 '전관예우'논란에 휩싸여 지명 6일만인 지난달 26일 스스로 물러났다.

정부 2인자인 국무총리 후보자가 2번이나 연속 사퇴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은 큰 부담을 안게 됐으며 인사 검증 책임자인 김기춘 비서실장도 또한번 책임론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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