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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뉴시스 초대석]전교조 평교사 출신 장휘국 광주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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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인성과 학력이 조화를 이룬 미래형 인재양성이 광주발(發) 교육혁신의 출발점이고, 궁극적 목표라고 봅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22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일성으로 '광주교육의 혁신'을 외쳤다.

전국 최초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평교사 출신으로 교육계 수장에 연거푸 오른 장 교육감. 청렴과 진보를 양대 축으로 '광주교육을 광주답게!'를 슬로건으로 내건 그는 6월 지방선거에서 대학 총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양형일 전 조선대 총장과의 양강 대결 끝에 재선에 성공, 4년 더 광주교육의 지휘자 역할을 하게 됐다.

주민직선 2기 출범을 1주일 가량 앞두고 장휘국호(號)의 교육혁신 구상을 들어봤다.

다음은 장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4년 전 첫 직선 때보다 지지율이 8% 포인트 가량 오르며 득표율이 50%에 육박했고, 지지표도 10만표 가까이 많아졌다. 재선에 성공해 직선 2기를 열게 된 소감은.

"이번 승리는 지속적인 교육개혁을 바라는 광주 시민들의 승리며, 참교육의 승리다.
지지표가 더 늘어난 건 민선 1기에 추진했던 각종 개혁 정책들을 시민들이 지지해준 결과인 것 같다. 또 아이들과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행복한 미래지향의 교육으로 발전하기를 열망하고 응원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인성과 학력이 조화를 이룬 미래 인재 양성이 광주 시민들의 큰 뜻이라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직선 1기 마무리 단계다. 지난 4년 미흡했던 점과 아쉬운 점은.

"민주적 학교 운영 부분이 좀 아쉬웠던 것 같다. 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학교장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학교장의 권한을 충분히 보장해 줘야 학교가 자율적으로 잘 운영된다는 본다. 다만 학교장의 권한이 과거처럼 제왕적 권위로 군림하려 해선 안된다. 학교장의 권한은 학교 구성원들의 민주적인 공동체를 기반으로 해서 발휘돼야 한다고 본다."

-2018년까지 이어질 직선 2기에 가장 주안점을 두는 3가지 핵심 정책은.

"공약을 잘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2기 때는 교실수업 혁신에 집중할 생각이다. 협력수업과 토론수업 중심으로 수업구조도 바꿔 '질문이 있는 교실', '배움이 있는 교실'을 만들겠다. 또 친환경 무상급식과 희망교실을 통해 보편적 교육복지를 확대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또 '청소년 꿈센터'를 만들어 전문가 멘토들의 도움으로 청소년들이 꿈과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생각이다."

-장 교육감이 내건 대표적인 무상교육 정책은 뭐고, 재원 조달 방안은.

"이번에 추가된 무상정책은 고교 무상급식 하나다. 고교 무상급식, 즉 점심 한 끼를 하려면 1년에 400억원이 드는데 차상위계층과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이미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예산은 300억원 정도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예산 지원을 활용해 재원을 마련하면 자체 예산은 150억원 정도 될 것 같다. 지금도 군 단위 고교는 지자체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곳이 많다.

본질적으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고교 무상급식의 상당 부분을 분담해야 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만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전국 13곳에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된 것도 보편적 교육복지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기에 정부가 약속을 지키도록 요구하고 압박할 것이다."

-빛고을 혁신학교도 2기를 맞게 됐다. 실험적 시도여선지 긍정론과 부정론이 교차하고 있다. 성과와 미흡했던 점, 또 대안은 뭔지.

"혁신학교는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만족도가 78.7%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다. 임기안에 10%를 추가해 전체 학교의 20%를 혁신학교로 운영할 계획이다. 유치원 과정의 혁신학교를 신설하고, 고등학교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지자체와 연계해 교육혁신지구도 운영해 나갈 생각이다."

-사교육비는 여전한 짐이다. 학생 1인당 월 20만∼30만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학부모들의 해묵은 숙제, 사교육비.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지.

"진보교육감들과 우선적으로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입시 고통 해소 방안을 만들어내고 싶다. 공교육이 정상화 되면 사교육비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선행학습 금지법의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현실성을 어떻게 담보하느냐가 문제다.
교육과정을 보다 쉽게 편성하고, 입시제도를 대폭 개선하는 게 선결과제라고 본다."

-학력과 인성, 교육의 두 수레바퀴인데, 한편으론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어떻게 조화롭게 이끌어 갈 것인가.

"지난 4년 학력과 인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교육정책을 펴왔다. 그 결과 수능성적과 대학 입시는 전국 최고 수준이고, 특성화고 취업률도 매년 10%씩 올라가고 있으며 공무원과 공사, 대기업, 금융권 합격률 역시 높다. 인성교육에 있어서도 학생인권조례를 중심으로 존중과 배려의 학교문화 조성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중 민주인권생활교육과를 운영하는 곳은 광주가 유일하다."

-스승의 권위, 학생의 인권, 학부모의 권리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교육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교권과 학습권, 학부모 권리를 지키고 상생의 틀을 마련할 복안은 뭔지.

"학생과 교사의 관계는 교육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학교문화 혁신을 통해 학생은 교사를 존경하고 교사는 학생을 존중하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다. 그래서 광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학생인권조례와 교권조례가 공존하는 교육청이 됐다. 학부모 권리 역시 교육 복지 증대와 청렴 정책으로 인해 크게 올라가고 있다. 예전엔 촌지걱정을 했다면 지금은 맘편히 학교를 방문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6명에서 13명으로 늘면서 특목고와 자사고 폐지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그에 대한 의견은.

"평준화가 강화될수록 고교 균형발전은 물론 학생들의 고른 학력향상과 현행 입시제도에도 유리하다는 판단한다. 고입선발고사의 파행이 심해 평준화 정책으로 돌아가는 것이 전국적인 추세다. 특정학교에 성적 우수자가 몰려 학교 서열화라는 부작용이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대학입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고교평준화를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기에 특목고나 자사고는 찬성하지 않고 있다."

-47% 지지율은 뒤집어 보면 53%는 반대표라는 얘기다. 선거 막판 네거티브도 거셌다. 지지하지 않은 절반의 교육가족을 껴안고, 교육계 분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방안은.

"교육감 선거는 당이 없고, 진보와 보수 후보로 나눠 실시된다. 그러다 보니 전교조는 진보로, 비전교조는 보수로 나눠지는 듯한 인상이 짙고 이것이 갈등으로 보여지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선거 특수성 때문에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일 뿐 광주교육계가 전교조, 비전교조로 나뉘어 갈등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누구에게나 교육철학이 있고 광주교육에 대한 생각도 서로 조금씩 다르다. 서로 다른 생각들이 만나 때로는 부딪치고, 또 때로는 화합하면서 광주교육이 발전하는 거 같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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