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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기자수첩]이근규 당선인 '견강부회' 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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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제천=뉴시스】이성기 기자 = '견강부회(牽强附會)'란 말이 있다.

가당치도 않은 말이나 주장을 억지로 끌어다 붙여 조건이나 이치에 맞추려고 하는 것을 말한다.

이근규 충북 제천시장 당선인이 최근 보여주는 행태가 딱 이런 모양새 같아 안타깝다.

이 당선인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언론이 비판한 내용을 정면 반박하며 언론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자신과 인수위원회에 비판적인 보도를 한 언론에 대해 "시대적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객관성과 형평성을 잃은 편향적인 행태"라고 비난했다.

"인수위원회의 정상적이고 성실한 활동을 놓고 '점령군' 운운하는 과장되고 악의적이기까지 한 표현을 했다. 일부 언론은 지난 선거기간에 편파적인 보도와 음해에 가까운 저급한 보도방식으로 시민에게 적지 않은 비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고까지 했다.

특정 언론사를 지목하지 않으려고 '언론'이라고 했지만 대다수 언론을 싸잡아 비난한 것으로 들린다.

'편파보도'란 지적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에는 치명적이다.

시장 당선인이 이 같은 표현을 정제하지 않고 스스럼 없이 내뱉은 것은 놀랍고 충격적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보도를 하면 참 언론이고 비판적인 보도를 하면 편파적 언론이란 말인가.

언론은 당선인과 인수위원회의 홍보부서가 아니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칭찬하고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지적해 개선하도록 할 의무가 있다.

그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과정에서 비판적인 보도를 했다고 '편파'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억지다.

이 당선인은 선거 기간은 물론 당선 후에도 "초정파적이고 학연과 혈연·지연을 뛰어넘어 시민 모두가 함께하는 100% 제천을 만들겠다. 시민 대통합을 통한 지역 경제 살리기와 공동체사회 발전에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 당선인부터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 같은 지적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6·4 지방선거에서 이 당선인을 선택하지 않은 50.73%(3만3788표)의 제천시민을 아우르는 지름길이다.

이 당선인 말대로 민심은 천심이다. 50.73%가 49.25%보다 더 천심에 가까운 것 아닌가.

선거에서 획득한 49.25%(3만2794표)의 지지율보다 당선인을 외면한 50.73%를 보듬어 100% 제천을 만들려는 이 당선인의 고민과 노력을 기대한다.

언론도 '견강부회'를 지적하기보다 '송무백열(松茂柏悅)' 하고 싶다.

sk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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