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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비서 폭로'에 입 연 박상은 "2000만원은 변호사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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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천=뉴시스】최태용 기자 = "5대째 기독교 집안이다. 박상은은 깨끗하다."

잇단 비리 연루 의혹으로 벼랑 끝에 몰린 박상은(새누리, 인천 중·동·옹진) 국회의원이 입을 열었다.

박상은 의원은 16일 오후 4시 인천 중구 사동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지방선거 당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서 A씨가 2000만원과 각종 서류 등이 든 가방을 검찰에 넘긴(뉴시스 6월15일 보도) 것에 대해 '단순 절도'라고 해명했다.

특히 박 의원은 2000만원의 달하는 돈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밝혔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최근 제기된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변호인 선임 목적으로 지난 11일 집에 있던 현금 중 일부인 2000만원을 가방에 챙겼다"며 "이날 국회에서 오전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가방이 없어졌다. 서울 사무실에도 없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날 A씨 조카가 위독하다길래 하루 휴가를 줬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돈이 들어있던 가방은 쉽게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CCTV를 통해 용의자를 확인했고 그 안에 A씨가 있었다. A씨는 내가 신고를 못할 거라 생각한 것 같다"며 "다음날 무슨 압박을 느꼈는지 검찰에 가방을 건네며 깨끗하지 않은 돈으로 신고한 것 같다. 다른 걸 같이 넘겼는지 알 수 없지만 수사기관에서 통보가 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검찰로 넘어간 2000만원도 자신이 집에 가지고 있던 현금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0만원은 전액 현금이었고 원래 가지고 있던 돈의 일부다. 변호사 수임료로 쓸 목적이었다"며 "가방에는 정책관련 자료와 개인 신상 자료, 여권 등이 들어 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의원은 "나는 아버지가 목사고 5대째 기독교 집안이다. 깨끗하게 정치하라는 아버지 말씀이 머릿 속에 남아 있다"며 "나는 돈에 대해서만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지방선거 공천이나 선거 기간에 누구의 돈도 받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이 같은 박상은 의원의 해명에도 지역사회의 시각은 곱지 않다.

2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을 은행이 아닌 집에 보관하고 있었다는 점과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에 대한 증거가 구체적인 점이 겹친 결과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박 의원 가방에 든 2000만원을 출처를 놓고 각종 추측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열린 새누리당 7대 인천시의회 의장 후보자 선출을 앞두고 금품이 오갔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고 해당 돈이 '공천헌금'일 수 있다는 의혹도 퍼져있는 상태다.

박상은 의원의 각종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초 내정됐던 새누리당 인천시당위원장 자리도 불투명해졌다.

새누리당 인천시당 내부에서조차 각종 비리에 연루된 박상은 의원의 내정을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의 반응도 차갑다.

신규철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은 "2000만원이 넘는 현금을 집에 보관하고 있었다는 변명은 궁색해 보인다"며 "박 의원은 해운업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외유성 해외연수까지 다녀온 '해피아'다. 수사기관에서 각종 의혹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새누리당도 박 의원처럼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을 시당 위원장으로 앉힌다는 건 부패정당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1981roost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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