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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박원순 시장 "대권후보에 마음 뜨면 패가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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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선? 저는 오로지 서울이다

시장 재선이 안철수 양보 갚는 길"

6·4 지방선거 후 박원순 시장은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다. 리얼미터의 대선 예비후보 지지도 조사(6월 2~6일)에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16.8%)에 이어 박 시장(13.5%)이 2위로 나타났다. 이틀 뒤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조사에선 14.2%의 지지율로 야권 전체 1위(2위 문재인 10.3%)로 올라섰다.

그러나 박 시장은 다음 대통령 선거와 관련, “여론조사나 대권후보, 이런 것에 마음이 뜨면 저는 정말 패가망신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대선에 관한 한 당장은 ‘무욕(無慾)’에 ‘무심(無心)’임을 강조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와의 관계에 있어선 미묘한 언급을 했다.

박 시장은 “안 대표와 경쟁관계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분이 저랑 친해서 양보한 게 아니라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이라 생각해서 양보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시정을 잘 이끌었고 이번에도 재선했는데 그게 갚는 길”이라고 답했다. 이번에 재선에 성공하면서 어느 정도 부채를 청산한 것 아니냐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안 대표는 민주당과 합당 전 언론 인터뷰에서 은근히 박 시장의 ‘양보론’을 꺼낸 적이 있다.

-여론조사를 보면 기분이 나쁘진 않겠다.

“서울시장 재선만으로도 나에겐 커다란 짐이다. 세월호 참사도 마찬가지고, 자기 본분을 지키는 게 너무나 중요하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면 서울시장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2017년에 박 시장의 리더십을 원하게 되는 상황이 오면.

“미래까지야… 저는 현재에 충실해야죠. 그럼요. 오로지 시민, 오로지 서울이다. 이건 꼭 정확히 써달라.”

-2017년 대선엔 안 나온다고 분명히 할 수 있나.

“시민들에게 약속한 것,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서울, 저는 지켜야죠.”

-2011년 안 대표의 도움을 받았지만 협력관계가 경쟁관계가 될 수도 있다.

“보궐선거 때 큰 도움을 주신 게 틀림없다. 이번에 재선에 성공했다. 내가 시정을 잘 이끌면 그게 당 대표를 돕는 일이다. 윈윈(win-win) 관계다.”

-빚을 절반은 갚은 건가.

“내가 서울시를 엉터리로 이끌고 시민들의 지탄을 받고 이번 선거에서 형편없이 졌다면, 안 대표의 모습은 어땠을까. 이번에 안 대표가 만든 윤장현 광주시장도 잘하셔야 한다. 그러면 안 대표의 판단력과 지지도 빛난다.”

-나중에 박 시장의 지지율이 안 대표보다 고공행진하면, 혹 양보할 용의가 있나.

“(당혹스러워하며) 허허허…질문을….”

강민석·하선영 기자

강민석.하선영 기자 mskang@joongang.co.kr

▶강민석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analog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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