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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12명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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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생 6명·교사 2명 등 못찾아…

시민들 사회참여의식 높아지고 ‘관피아’ 등 공직 병폐 비판 봇물

16일로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2개월이 됐다. 참사 발생 2개월 내내 팽목항에는 실종자들의 이름과 이들의 귀환을 바라는 글귀가 적힌 노란색 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희생자와 실종자들의 아픔은 정부와 국민 다수에게 수많은 자각과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돌아오지 못한 12인

참사 발생 2개월 동안 구조활동이 이어졌지만 아직도 실종자 12명을 수습하지 못한 상태이다. 탑승자 476명 중 292명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8일 이후 추가로 시신은 수습되지 않고 있다. 일주일 넘게 실종자 숫자가 12명에 멈춰 있다. 실종자 12명은 단원고 학생 6명, 교사 2명, 승무원 1명, 일반인 3명이다. 일반인으로는 사고 당일 다른 승객의 도움으로 구조된 다섯 살 여자아이의 아빠와 두 살 위 오빠가 포함돼 있다.

수학여행에 나섰던 단원고생 325명 중 6명은 아직 시커먼 물속에 잠겨 있다. 단원고 학생 중 75명만 구조됐고 244명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실종된 한 여학생은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으로 수학여행을 가지 않으려다 어머니의 간청으로 세월호를 탔다가 변을 당해 비통함을 더했다.

제자들의 탈출을 돕던 단원고 교사 2명도 바다에 남아 있다. 구명 조끼조차 걸치지 못한 두 교사는 학생들에게는 구명조끼를 입혀 배 밖으로 내보냈다. 두 교사는 물이 차오르는 선실 안으로 들어가 제자들을 구하려다 사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승무원 중에서는 3층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던 여성 조리사 1명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 조리사는 탈출하던 다른 승무원들의 눈에 띄었지만 외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끈끈해진 가족애와 높아진 안전의식

세월호 침몰 사고가 남긴 교훈도 크다. 소식을 접한 국민 다수는 한층 도타워진 가족애와 일상에 만족할 줄 아는 자족 분위기, 안전을 강조하고 우선시하는 생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가족애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되도록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려는 세태가 형성됐다. 서울 종로구 주민 김모(53)씨는 “국방의무를 다하고 전역한 아들이 어엿한 성인이 됐지만, 여전히 아들의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부모와 자식의 가족애가 끈끈해졌다”고 밝혔다.

사회적으로는 안전이 화두가 됐다. 6·4지방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들은 죄다 화두를 공약으로 내걸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국민 각자의 뇌리에는 안전의식이 깊이 박혔다. 가령 비행기나 유람선, 극장에서도 비상탈출 설명을 허투루 듣지 않는다. 고속·시외버스를 타면 안전띠부터 챙기는 경우가 일상사가 됐다.

◆시민 참여의식과 ‘관피아’에 비판적인 시선

세월호 사고는 시민들의 사회 참여 의식을 높였다. 모든 계층에서 정부와 공공 부문의 활동에 관심을 더 갖기 시작했다. 특히 세상일에 무관심했던 30, 40대 여성들이 ‘앵그리 맘’으로 돌변했다.

동시에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시선도 날카로워졌다. ‘관피아’ 등 공직사회 병폐의 개혁을 촉구하고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질타하는 목소리는 이제 언론과 야당만의 것이 아니다. 인천시민 박모(48)씨는 “잘못된 사회현상에 대한 지속적이고 집단적인 비판이 미래 세대는 물론 당장 우리의 삶의 수준을 높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진도=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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