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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박근혜 ‘3기 청와대’ 의미… 친박 인사 발탁 ‘친정체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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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중심으로 국정 운영 고삐

조윤선, ‘강등’시켜 돌려막기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공개한 ‘3기 청와대’ 인선을 통해 친정체제 강화 구상을 드러냈다. 야당의 반발에도 굴하지 않고 김기춘 비서실장을 유임시켰고 친박근혜(친박) 인사들을 청와대로 불렀다. 여전히 청와대를 국정운영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김 실장을 잔류시켜 비서실을 관장토록 했다. 앞서 물러난 이정현 전 홍보수석을 포함해 수석 9명 중 5명을 교체하는 것으로 청와대 인적쇄신을 꾀하면서도 김 실장은 남겼다. 김 실장만큼 업무를 장악할 사람이 없다는 대안부재론도 작용하고 있다. 강경한 국정운영 기조에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예고한다.

여기에 친박 인사들을 청와대에 데려왔다. 정치인 출신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을 정무수석에,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을 경제수석에 앉혔다. 모두 대선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에서 활동한 핵심 인사들이다.

박준우 정무수석을 교체한 것은 대국회 관계에 실패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입법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여의도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 내정자를 장관에서 차관급으로 ‘강등’시키면서까지 돌려 막기한 측면도 있다.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총괄한 안 내정자도 의원직 사퇴를 감수하면서 청와대에 입성했다.

송광용 교육문화수석 내정자도 친박 인사다. 서울교대 총장을 지낸 교육정책·행정 전문가다. 박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정수장학회 이사로 활동한 이력도 주목받고 있다. 박 대통령 ‘수첩 속 인사’인 셈이다. 6·4 지방선거에서 진보교육감이 대거 당선되면서 교육정책이 흔들릴 것을 우려해 믿을 수 있는 교육전문가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영한 민정수석 내정자는 사정라인 강화 의지로 해석된다. 서울지검 공안1부장 등을 맡은 ‘공안통’이다. 홍경식 전 민정수석은 인사검증 실패 등에 대한 문책성 경질로 보인다.

김 실장을 중심에 놓고 친박 색채를 강화하면서 국정운영에 고삐를 죄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인적쇄신으로 예상되는 국정운영 방향이 세월호 참사 및 지방선거 민심과는 거리가 있다.

관료 출신은 9명 중 6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서울대가 4명으로 가장 많고 성균관대·경북대 각 2명, 연세대 1명이다. 한 명도 없었던 대구·경북(TK) 출신은 3명으로 최다 배출지역이 됐다. 특히 민정수석실은 김 수석을 비롯해 우병우 민정(경북 영주), 권오창 공직기강(경북 안동), 김종필 법무비서관(대구) 등 TK 일색이 됐다.

교체된 수석들 일부는 이르면 13일 발표될 개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돌려 막기 인사다. 조원동 전 경제수석은 공정거래위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국무조정실장으로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모철민 전 교육문화수석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입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경향신문

<안홍욱 기자 a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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