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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라크 반군 남진에 美 당혹·고민…재개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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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협력·추가지원 약속"…공습요청엔 아직 '신중 모드'

무인기공습·병참지원 등 거론…FP "3차 이라크전쟁 이미 시작"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 이라크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북부 지역을 장악한 후 수도 바그다드 쪽으로 계속 남진하면서 내전 위기가 격화되자 미국 정부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군사 재개입 여부 등을 놓고 엇갈린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에 따른 부작용이나 후폭풍이 간단치 않아 양단 간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AP와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반군 성격의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10일(현지시간) 제2도시 모술을 장악한 데 이어 하루만인 11일 살라헤딘주의 티크리트까지 세력을 확대했다.

올해 초 점령한 서부 안바르주 라마디 일부와 팔루자 전체에 이어 니네바주와 살라헤딘주까지 포함해 ISIL이 이미 중앙정부 관할 지역의 30%를 사실상 장악한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ISIL이 바그다드 쪽으로 계속 남진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장세력의 기세가 거세 상황이 어디까지 악화할지 쉽게 예단할 수 없는 형국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신속하게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이유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은 ISIL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이라크 지도자들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고,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 역시 "이라크 정부 및 지도자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수준에서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는가 하는 것이다.

군사적으로 이라크 사태에 재개입할지 말지가 핵심이다. 무인기(드론)든 다른 형태의 공습이든 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우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98년 12월 1차, 2003년 3월 2차 개전에 이어 자칫 3차 이라크 전쟁으로까지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더욱이 오바마 1기 행정부인 2011년 12월에야 이라크 잔류 병력의 완전 철수로 2차 이라크 전쟁이 끝난 터라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2년 반만의 개입'이 더욱더 부담스러운 처지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라크에 대한 협력과 지원 방침을 거듭 천명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상세한 언급을 꺼리는 것은 이런 고민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정가에서도 해법을 둘러싸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까지 직접 나서 미국 정부의 공습을 은밀하게 요청한 것으로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이 공습보다는 이라크 군사력 강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내딧 미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보낸 이메일 논평에서 "안보팀이 항상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 논의의 초점은 ISIL에 대처할 수 있는 이라크인들(정부)의 능력을 보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AFP 통신은 익명의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 미국이 무인기 공격을 포함해 군사지원을 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1일 미국의 군사개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포린폴리시는 '3차 이라크 전쟁은 시작됐다'며 무장세력이 바그다드로 향하는데 가만히 앉아서만 지켜볼 수 있겠느냐며 ISIL이 수니파 지역의 유일한 군사·정치세력으로 부상하는 것을 막으려면 미국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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