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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인터뷰>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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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리즘에 빠진 관료체제 확 바꿀 것"…"신공항 가덕도 유치 확신"

연합뉴스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 "신공항 가덕도 확신"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1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매너리즘에 빠진 관료체제로는 이제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한다. 시민의 상상력을 행정에 반영, 시정을 혁신하겠다"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거센 도전을 물리친 서병수(62) 당선인은 11일 오후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관료주의 행정에 찌든 부산시의 체질을 확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는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지방균형 발전 철학과 대선 당시 공약 채택 과정을 볼 때 가덕도 신공항 유치는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산의 적폐는 '우리가 남이가'하는 끼리끼리 문화에서 비롯된다"며 "원칙을 존중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문화 조성과 선진 행정을 실현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중, 경남고를 거쳐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서 당선인은 2002년 해운대·기장갑 보궐선거에서 첫 금배지를 달고 중앙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이후 내리 4선을 하며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당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 요직을 거쳐 6·4 지방선거에서 민선 6시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다음은 서 당선인과 일문일답.

-- 제1대 문정수 시장 이후 관료가 아닌 정치인 시장은 16년 만에 처음이다. 그 의미는.

▲ 부산이 침체되고 활력을 잃은 데에는 지난 20여 년 간 부산을 지배해온 '관료주의적 도시 경영'이 끼친 영향이 크다. 이제 관료주의 행정에 찌든 부산시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관료가 아닌 정치인 시장 시대는 과거와는 크게 다를 것이다. 시민이 변화를 직접 체험하게 될 것이다.

-- 관료독점이 '시민의 상상력'을 담지 못했다고 자주 언급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 부산 사람들은 다이내믹하고 열정이 넘친다. 이 같은 에너지를 제대로 모으면 크게 도약할 수 있다. 부산은 70년대 중화학공업 시대, 90년대 후반 정보기술(IT)산업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침체의 늪으로 빠졌다. 당시 패착의 원인을 관료사회의 매너리즘으로 본다. 이제는 과거와 달리 소수의 공무원 엘리트만으로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없다고 본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시민의 생활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시정의 목표는 공무원의 책상머리에서 나오는 것보다는 시민의 생활 속에서 나와야 한다.

-- 신공항 가덕도 유치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는데.

▲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 의중을 잘 알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박 대통령의 지방발전과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신념을 보면 신공항의 가덕도 유치를 확신한다. 이명박 정부 때는 중앙집권적, 수도권 중심의 여론 때문에 신공항 건설이 무산됐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다르다. 지방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지방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으로 보기 때문에 신공항의 가덕도 유치는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신공항 프로세스가 훼손되지 않도록 관련 도시들이 협력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정부의 입지선정결과 승복요구에 서명할 생각이 있다.

-- 전임 시장이 임명한 산하 공기업 임원들 문제는.

▲ 아직 현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인사에 있어 기준은 전문성과 능력이다. 공무원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그 직위에 맞는 능력과 전문성을 보고 판단할 것이다. 이를 위해 시 본청은 물론 산하 공기업 전반에 관해 조직진단을 할 계획이다. 조직진단 결과가 나오는 2∼3개월 뒤 전폭적인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 전에는 꼭 필요한 부분에만 소폭의 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 '임기 내 일자리 20만개 창출'은 가능하나.

▲ 일자리의 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 대기업 유치를 비롯해 선도기술 투자 등 주춧돌을 놓는 심정으로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다. 부산 이전 공공기관, 대기업과 지역 대학과 협약을 맺어 지역 인재를 일정 비율로 채용하도록 지역인재 할당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 오페라하우스 건립, 요트경기장 재개발 등 논란이 되는 사업은 어떻게 할 것인가.

▲ 찬반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 현장에 가보고, 관련자를 만나서 방향을 다시 설정해 볼 생각이다. 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 공연뿐만 아니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로 건립하는 방안도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 또 개인적으로 이 같은 문화관련 시설은 좀 무리가 있더라고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처음에는 관리, 운영, 경비 등에 문제가 있더라도 관련 산업 발전과 고용창출 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 고리원전 안전과 동해남부선 개발 논란에 대한 견해는.

▲ 고리 1호기는 2017년 폐쇄가 이뤄져야 한다. 원칙과 상식에 견줘도 폐쇄는 당연하다. 신고리 5, 6호기 신규 건설 문제는 고리 1호기와 좀 다른 문제다. 국가 에너지 수급 문제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할 것이다. 동해남부선 폐선의 활용 문제는 시민, 지역주민의 관점에서 어떤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 백지상태에서 검토하겠다. 주민과 시민 입장을 반영해 개발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철도시설공단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린 밑그림에는 의미를 두지 않는다.

-- 부산에서도 첫 진보 성향 교육감이 나왔다. 마찰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 지금까지 부산시와 교육청은 따로 움직였다는 느낌을 받는다. 제대로 된 국제도시로 가기 위해선 부산의 미래를 위해 같이 꿈을 꾸고 같이 행동하는 교육이 꼭 필요하다. 시장으로서 교육에 적극 관심을 두고 지원할 건 지원하겠다. 김석준 교육감 당선인은 합리적인 분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 부산이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가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를 꼽는다면.

▲ 당연히 신공항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유치되면 부산은 유라시아 철도의 시발점, 북극항로의 출발점, 국제공항으로서 동북아의 물류 중심으로 발전할거다. 이와 더불어 외국어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홍콩과 싱가포르가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된 것은 지리적 여건도 있지만 영어가 통해 외국인이 기업하고 거주하는 데 불편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대상으로 방과 후에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을 집중교육하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해 볼 생각이다.

-- 부산에서 가장 근절해야 하는 '적폐'는 무엇이라고 보나.

▲ '우리가 남이가'하는 끼리끼리 문화가 아닌가 본다. 이를 청산해야 선진 도시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산은 인구 360만 명의 큰 도시인데도 주류 세력의 폭이 매우 얕다. 일자리 부족 등으로 중산층이 적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소수 주류 그룹에 의한 기득권 문화를 없애야 선진도시,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 경쟁자였던 오거돈 후보와 화합해야 하지 않나. 그리고 그의 공약 중에서 받아들일 건 없나.

▲ 선거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더라도 끝나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거기간에 제기한 모든 고소·고발은 취하할 것이다. 진정성 있은 회동을 위해 다각도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오 후보의 공약 중 '동북아 해양수도 건설'과 '2천만 남해안 시대' 공약은 저의 공약에도 일부 포함돼 있어 적극 수용할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시정은 시장 혼자서도 안되고, 공무원과 시민이 함께 펼치는 것이라 생각한다. 오거돈 후보를 지지했던 시민들의 뜻을 헤아리는 일부터 시작하겠다. 무엇보다 저 자신부터 낮추고 겸손하고 따뜻한 시정을 펼치도록 할 것이다. 일자리 창출, 신공항 유치, 도시재창조 등 공약을 지키도록 최선 다하겠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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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는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1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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