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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첫 기자출신·충청권 '파격 총리'...朴의 다목적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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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송은석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 내정자가 1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연구실을 나서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무총리에 문창극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초빙교수를 내정했다. 2014.6.10/뉴스1


박근혜 대통령이 정홍원 국무총리 후임으로 낙점한 인물은 언론인 출신 문창극 이었다. 정홍원 총리가 지난 4월27일 사의를 표명한 이후 44일만이며, 안대희 전 총리 지명자가 전관예우 문제로 사퇴한 지 2주 만이다. 지금껏 총리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어 더욱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기자 출신으로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충청권 출신을 발탁해 화합을 꾀하겠다는 다목적 포석이 담긴 인선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안 전 후보자 낙마 후 개혁성과 도덕성을 총리 기준으로 제시하며 후보자 물색에 나섰다. 안 전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문턱을 밟기도 전에 낙마한 탓에 검증에 신중을 기하며 장고에 들어갔다.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을 위해 관료출신은 일찌감치 후보군에서 배제됐고, 현 정부에서 지나치게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법조인도 마찬가지였다. 화합형 인사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지역 출신도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인사 검증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며 총리 지명이 지연됐다. 유력한 후보군 중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거나, 통과해도 고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그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말로 이를 대신했다. 민 대변인은 "공직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본인의 철학과 소신, 능력보다는 개인적인 부분에 너무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서 가족의 반대 등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많아 인선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리에 오르면 두 가지 '사상 최초'라는 간판을 달게 된다. 기자 출신 총리도 처음이고 충청북도 출신도 처음이다. 문 후보자는 30년 넘게 신문기자로 활동해온 보수논객이다. 중앙일보 재직 당시에는 '문창극 칼럼'을 연재하며 국내정치와 국제정세에 관한 글을 주로 썼다.

역대 총리 중 언론인 출신은 제3공화국 시절, 제 8대 총리(1963~1964년)를 지낸 최두선 전 동아일보 사장 이외에는 없었다. 최 전 총리는 1894년 서울 출생으로 일본 와세대 대학교를 나왔고 경성방직 사장과 동아일보 사장을 지냈다. 하지만 직접 신문기자로 생활한 적은 없었다.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이 우선 고려됐지만, 여론 형성을 담당했던 언론인을 총리로 내세워 세월호 참사 후 이반된 민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국정운영에 반영하겠다는 박 대통령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언론인 출신으로 박 대통령에게 직언이 가능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민 대변인은 "언론인 출신으로 그동안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인 대안을 통해 우리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해온 분"이라며 "뛰어난 통찰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공직사회 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등에 국정과제들을 제대로 추진해 나갈 분"이라고 민 후보자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검증이 막바지에 다다르며 충청권 출신 정치인들이 오르내렸다. 부산·경남(PK) 독식 논란도 거셌지만, 6·4 지방선거에서 야당에 광역단체장 4곳을 모두를 내준 탓이 컸다. 이원종 대통령 소속 지역발전위원장과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결론은 문창극 이었다. 1960년 3·15 정부통령 선거 때 충북 괴산 출신의 이기붕씨가 부통령에 당선된 적은 있지만, 충북 출신 국무총리는 없었다.

파격적인 인사로 평가되지만, 문 후보가 보수 색채가 뚜렷한 글을 써왔다는 점에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행정경험이 전무한 점을 들어 문 후보자가 '관피아' 척결 등 복잡하게 얽힌 국정현안을 풀어낼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익태 기자 epp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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