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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수직적 당·청관계, 부자정당 이미지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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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쇄신론… 당권주자 “할 말은 하자” 선창에 공감대

‘김기춘 유임’ 가닥엔 “필요하다면” “국민 눈높이” 갈려

6·4 지방선거 이후 여권 쇄신론이 세 갈래로 전개되고 있다. 쇄신론의 기본전제는 여당이 청와대에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수직적 당·청관계 변화다. 당의 체질과 이미지 개선, 제 역할을 못하는 청와대 참모들의 전면개편도 쇄신의 조건으로 제시됐다. 이런 요구는 7·14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당권 주자로부터 시작해 당 전반으로 퍼지는 분위기다.

(1) 수직적 당·청관계 바뀌어야

비주류 당권 주자인 김무성 의원은 9일 CBS 라디오에서 “거대한 조직은 건전하고 건강한 경쟁을 하지 않으면 썩게 돼 있다. 당·정·청 간 서로 건강한 긴장관계가 유지돼야 한다”면서 “긴장관계는 할 말을 하는 것이고, 그런 관계로 복원돼야 한다. 지금처럼 해서는 정권 재창출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 ‘그저 조용히 하라. (청와대가) 강한 장악력을 가지고 당을 끌고 가겠다’는 것은 과거의 정치 문화”라고도 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총리 및 청와대와 내각 개편이 예상된다. 그에 맞춰 현재의 당·정체제 개선 방법 등 새로운 당·정체제를 검토 중임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원내대표 취임 후 “건강하고 바람직한 당·청관계를 설정하고 대통령에게 고언의 말씀도 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2) ‘마마보이’ ‘웰빙’ 정당 이미지 벗어나야

비주류 소장파인 김영우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어떤 일이 생기면 항상 대통령 뒤에 숨는 ‘정치적 마마보이’ 정당의 이미지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초·재선 의원 혁신모임에서 토론돼왔다”면서 “부자정당, 웰빙정당 이미지로는 30~40대와 젊은층, 서민층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조해진 비대위원은 “지역, 자산 여부, 세대를 넘어 국민이 공감할 만한 보수적 가치를 제시하지 않으면 당의 존재 이유와 존립 기반이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그림자에만 안주하려 하는 당의 행태, 보수·기득권에만 집착하는 사고방식으로는 미래가 없는 만큼 철저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3) 김기춘 비서실장 거취는 양론

청와대 인사개편은 기정사실화됐지만 관심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거취에 모아지고 있다. 그간 비주류 의원들은 대통령이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김 실장을 교체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청와대가 김 실장 유임 쪽으로 가닥을 잡자 양론이 일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대통령께서 꼭 필요하다면 (유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다른 의원들은 “김 실장이 유임된다면 야당과 국민들이 이해하겠느냐”고 했다.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은 트위터에 “인주이이목시일국 일국이만목시인주(人主以二目視一國 一國以萬目視人主). 임금은 두 개의 눈으로 나라를 보지만 백성들은 만 개의 눈으로 임금을 본다”는 뜻의 <한비자> ‘외저설편’ 경구를 올렸다. 지도자는 민심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의미로, 지방선거에서 표출된 분노한 민심을 인사에 반영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용욱·정환보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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