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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음해 끝까지 규명"…앙금 못 푸는 낙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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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빙 접전에 갈등 해소 안 돼 후유증 예고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6·4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충북 지역 낙선자들이 선거 기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거나 감사를 청구하고 나서면서 선거 후유증이 쉽사리 가시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곳곳에서 피 말리는 접전을 치른 데다 선거 기간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제기돼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탓에 낙선자들이 쉽게 앙금을 털어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재선에 실패한 한범덕(새정치민주연합) 청주시장은 9일 선거 막판 '불륜으로 사생아를 낳았다'는 등 자신과 관련된 근거 없는 음해성 글들이 SNS에서 떠돈 것과 관련 "정식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시장은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가족의 마음고생이 컸다"며 "이런 작태는 건전한 선거환경 조성을 위해 수사를 통해 (진원지를) 찾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 시장은 초대 통합 청주시장 자리를 놓고 새누리당 이승훈 당선인과 초접전 승부 끝에 5천255표차(1.49%포인트)로 고배를 마셨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당선인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던 한 시장으로서는 선거 결과에 충격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낙선한 최명현(새누리당) 제천시장도 이근규(새정치민주연합) 당선인을 겨냥해 날을 세웠다.

최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기간 이 당선인이 지속적으로 제기한 의림지 이벤트홀 매입가 과다 지급 의혹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시장은 "국가가 인정한 감정기관에서 공정한 절차를 거쳐 이뤄진 사안을 터무니없이 문제 삼았고, 결국 낙선의 원인이 됐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런 악의적인 음해로 최선을 다한 공무원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며 이 당선인을 몰아세웠다.

전통적으로 여당 성향이 강했던 제천지역에서 최 시장의 패배는 지역 정가에서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선거 기간 내내 고소·고발로 얼굴을 붉혔던 '50년 절친' 새정치연합 이시종 당선인과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 간 갈등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선거 직전 윤 후보와 새누리당은 "이 후보가 (새누리당 지방공약인) 제2경부고속도로 노선이 충북에 치명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청주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선거 막판 양측 선거운동원간 물리적 충돌을 두고도 서로 피해자라며 맞고소를 했다.

선거가 끝났지만 양측의 앙금은 해소되지 않았고, 고소·고발 역시 '법대로'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다.

윤 후보 측은 당 차원에서 제기한 것을 포함해 이 지사를 상대로 한 고소·고발을 취하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당선인 측 역시 윤 후보 측의 행보를 본 뒤 판단하겠다며 먼저 손을 내밀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263표차(0.84% 포인트)로 승부가 갈린 진천군수 선거전도 후유증이 커 보인다.

선거 기간 무소속 남구현 후보와 새정치연합 유영훈 후보(당선인) 측은 새누리당 김종필 후보에 대해 사채업, 불법오락실 운영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남 후보와 유 후보는 이런 의혹을 TV토론회와 기자회견을 통해 공론화했고, 김 후보 측은 두 후보를 명예훼손과 허위사실공표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김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지역 화합의 문제를 넘어 완전히 날조된 사실로 한 개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고소를 취하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선거 이후에도 수그러들지 않는 후보들 간 갈등과 대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의 한 관계자는 "선거 기간 제기된 의혹을 명백히 규명, 네거티브 전략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선거가 끝난 뒤에도 또 다른 갈등이 야기된다면 지역 화합과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승자는 패자를 포용하고, 패자는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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