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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원순씨와 함께 '2기 서울시정' 이끌 사람들은?…朴시장 '장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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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시장 자리 신설 '만지작 만지작'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6·4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집권2기'를 시작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할 인사들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 시장은 2011년 오세훈 전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하면서 잔여임기를 채울 시장을 뽑기 위해 치러진 10·26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에 입성했다. 하지만 임기는 2년 7개월에 불과했다.

짧은 임기 탓에 자신만의 새로운 시정철학을 제시하기에도, 색깔을 선명히 내기도 어려웠다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야권단일후보로 추대된 까닭에 이런저런 간섭이 들어오면서 인사에서도 온전히 자신의 뜻을 반영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6·4지방선거는 소속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적극적 도움 없이 사실상 자신만의 힘으로 치러낸데다 이 과정서 이른바 '박원순 효과'의 실체를 확인시키면서 자연스레 정치적 위상이 한 단계 격상됐다.

오 전 시장이 물려준 채무를 줄이듯이 스스로 야권에 진 빚도 덜어낸 만큼 이런저런 눈치 안 보고 자신만의 사람을 풀어 시정을 펼쳐나갈 수 있는 여건이 된 셈이다.

기본적으로 정무라인 구축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정부와 국회, 그리고 시의회간 관계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정무라인은 박 시장의 집권2기를 견인해나갈 이들이다.

박 시장은 당선이 확정된 이후 첫번째 맞는 주말인 7~8일 대외일정을 삼간 채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정무라인 인선에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내주까지는 정무라인 인사를 확정지을 것으로 전해졌다.

정무라인의 정점을 찍을 정무부시장 자리에 우선 눈길이 간다.

박 시장측 인사에 따르면 박 시장은 기본적으로 정무적 감각과 함께 자신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통합시정에 걸 맞는, 보수층도 아우를 수 있는 인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무부시장을 대신한 경제부시장 신설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는 만큼 경제 감각을 겸비한 인사라면 금상첨화다.

이 과정서 박 시장의 정치적 위상이 격상되면서 정무부시장 자리가 자연스레 위상이 올라간 것도 고려해야할 대목이다. 정무부시장은 차관급에 해당하지만 향후 정치적 파괴력은 국회의원급 이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연스레 원외인사 중 '장외우량주'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박선숙 전 의원이다.

박 전 의원은 이미 박 시장이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로 서울시에 입성하면서 최우선적으로 영입을 고려한 대상이었다. 당시 캠프에서 전략홍보를 맡았던 박 전 의원은 박 시장의 정무부시장 제의를 완곡하게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을 지낸데다 안철수 진심캠프 공동선거대책본부장, 민주통합당 전략홍보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할 만큼 경력도 화려하다. 여성 특유의 꼼꼼함에 소탈함을 갖춰 보수층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정무적 감각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량급'이지만 여전히 50초반의 젊은 나이인데다 19대 총선당시 사무총장을 맡으면서도 자신의 전략공천을 거부하는 등 사심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2년 여 동안 정치적 휴식기를 갖고 있는 만큼 박 시장의 '러브콜' 여부가 주목된다.

널리 인재를 구한다는 측면에서는 김성식 전 한나라당 의원도 영입 고려대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수정당 출신이지만 '개혁파'라는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다 합리적이며 겸손한 성격으로 여야 의원들과의 관계가 원만하다. 새정치민주연합 486 핵심의원들과의 교분도 강점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감세정책에 비판적 대안을 제시하는 의정활동과 함께 해박한 경제지식으로 경제관료들도 그 실력을 인정하는 인물 중 하나다.

안철수 신당창당에 깊이 관여했지만 자신이 생각한 방향과 맞지 않자 깨끗이 털고나오는 '쿨'한 면도 보였다. 새누리당도 그의 능력을 탐낸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만 언급된 두 사람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와 인연이 깊다. 안 대표의 대선출마와 창당작업에 각각 참여했지만 이후 관계가 소원해진 공통된 이력이 있다. 박 시장이 영입한다면 상당한 정치적 부담감을 감수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박 시장과 안 대표가 이들을 연결고리 삼아 당내에서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할 수 있기에 좋은 카드라는 상반된 분석도 나온다. 박 시장과 안 대표가 미래의 경쟁보다는 현실적 협력을 우선시했을 때의 얘기다.

통합형과는 별개로 박 시장과 당내 주요세력인 '486'과의 관계설정을 고려한다면 임종석 전 의원도 레이더망에 걸린다.

정당생활에 잔뼈가 굵은 임 전 의원은 박 시장 선거캠프에서 총괄팀장을 맡아 캠프와 당 사이의 가교역할을 무리 없이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 점을 박 시장도 고마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안철수 세력과 친노(친 노무현)세력으로 분화된 당내 현실에서 그나마 독자적 세력을 구축한 게 486정치인들이다. 박 시장과는 10·26보궐선거 때부터 교분이 두터워졌다.

최근 총선과 대선에서 보여준게 없어 존재감이 희미해진 486으로서는 높아진 위상에 비해 당내 지분이 미약한 박 시장과 전략적인 제휴를 스스로 원할 수 있다.

이인영, 우상호 의원과 더불어 당의 486 대표주자로 손꼽히며, 나이(48세)는 상대적으로 젊고,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임 전 의원은 그런 의미에서 7·30 재보궐 선거 출마여부와는 상관없이 정무부시장으로 거론될 수 있는 인물이다.

이와함께 임 전 의원과 캠프 총괄팀장을 맡았던 하승창,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권오중 등의 이름도 정무부시장 자리에 거론된다.

집권2기의 출발점을 알리는 첫 인사인 만큼 사회적 명망을 지닌 의외의 인물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 역시 있다.

박 시장은 정무부시장을 낙점한 뒤 정무수석비서관, 정무보좌관 등 나머지 정무라인 인사를 당과의 협의를 통해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시청 관료들의 경우는 어떨까.

박 시장은 당선이 확정된 다음날 시청에 복귀하면서 시 직원들에게 "1기 시정을 통해 갖춘 팀워크와 초석 위에서 새로운 시정을 펴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제가 없는 사이 서울을 안전하게 잘 지켜줬다"며 "지난 2년 8개월 동안 관료사회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았음에도 적극 협력해줘서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말의 행간에서도 읽히지만 그동안 사람을 가리지 않고 기능에 방점을 둔 인사를 펼쳐온 터라 시정연속성의 선상에서 인사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다만 박 시장이 특별히 애착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일부 분야는 시장의 의중에 따라 전문인사의 중용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sds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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