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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현역 7선 정몽준 vs 현역 시장 박원순 ‘빅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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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몽준 vs 野 박원순

탈환이냐 수성이냐…‘서울大戰’

세계일보

새누리당의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마지막 후보 경선 주인공은 정몽준 의원이었다. 12일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정 의원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가볍게 제압하며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항마로서 ‘빅매치’를 확정지었다. 민심은 물론 ‘당심’에서도 압도적 지지를 받아 별다른 경선 후유증 없이 본선에 올인할 수 있게 됐다.

◆압승 배경은

정 의원은 대의원(20%)과 당원·국민선거인단(각 30%), 여론조사(20%)를 합쳐 총 3198표를 득표해 김 전 총리(958표)를 3배 넘게 앞섰다. 특히 현장투표에서 유효투표수 3598표 가운데 2657표의 몰표를 얻었다.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인 김 전 총리가 ‘박심’(박근혜 대통령 의중) 마케팅을 펼치며 당심 확보에 사활을 걸었지만 정 의원의 ‘7선 아성’을 깨는 데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정 의원의 압승 요인으로는 무엇보다 경쟁력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 대한 일부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오를 정도로 대중 인지도가 높다. 대선 출마 경험에 총선 경력까지 더하면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김 전 총리는 맞수가 되지 못했다. 최근 박심이 실린 친박(친박근혜) 후보들의 잇단 경선 패배에서 드러난 세월호 참사에 따른 비판적 여론은 물론 당내 계파별 지형도 최소한 경선에서만큼은 정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았다. 전날까지 확정된 광역단체장 후보 중 세종시와 호남권의 무계파를 빼고 비박(비박근혜)계는 남경필(경기), 홍준표( 경남) 후보 등 7명이나 된다. 세월호 참사로 박심 ‘후광효과’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국면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서울지역 재선 의원들의 조직력까지 당심에 영향을 미치며 정 후보가 낙승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일보

6·4 지방선거 ‘빅매치’의 주인공이 확정됐다.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왼쪽 사진)이 12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승리한 뒤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용한 선거’를 여당 후보에게 제안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본선 전망은


정 후보가 이날 예선에서 낙승했으나 본선 승부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심각한 탓이다. 견고하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도 하락세를 면치 못해 “수도권 전패도 각오해야 한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오는 실정이다. 정 후보로서는 보수 지지층 결집을 극대화하면서 중도 및 무당파를 끌어들이지 않으면 승산이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박 시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당 예비후보들을 5∼10%포인트 이상 앞질러 왔다. 현역 단체장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박 시장이 여당 후보를 상대로 안정적 우세를 점해온 지지세가 단숨에 흔들리긴 쉽지 않아 보인다.

박 시장에겐 시정으로 평가 받을 수밖에 없는 현직 단체장 입장에서 개발사업 등 가시적인 ‘큰 성과’가 없는 것도 부담이다. 박 시장은 당초 입장대로 오는 15일 후보 등록 때까지 선거운동을 자제할 방침이다. 다만 정 후보가 선출된 이날 박 시장이 국회를 방문한 것은 현실적으로 선거운동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초조함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종로 5가 광장시장 근처 철거 예정 건물에 선거 캠프를 꾸린 상태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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