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8 (금)

"'朴心'은 없다" 정몽준 압승…박근혜보다 박원순에 주목한 당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남도지사·대구시장 등에서도 박심 마케팅 실패…친박 진영 변화 예고]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박철중 기자 2014 전국동시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정몽준 의원(가운데)이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당선자 수락연설 후 김황식(왼쪽), 이혜훈 예비후보와 손을 들고 있다. 2014.5.12/뉴스1


'박심(朴心)'은 없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2일 이른바 '박심'을 업고 출마한 김황식 전 총리를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앞서 경남도지사와 대구시장 경선에서 '박심'을 초월한 '당심'이 이변을 일으킨 데 이어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인 서울시장 경선에서도 '비박' 후보가 승리를 거둠으로써 지방선거 이후 새누리당 내 친박 지형에 변화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관측이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은 후보 출마 단계에서부터 투표 직전까지 그야말로 '박심' 논란으로 점철됐다. '원조 친박'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제치고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김황식 총리가 박심 논란의 중심에 서 눈길을 끌었다.

친박 핵심진영이 그에게 출마를 권유했다는 '카더라' 통신은 경선 준비 과정에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접촉했다는 김황식 후보의 발언으로 기정사실화됐다. 이에 대해 정몽준 후보와 이혜훈 후보는 대통령을 이용해 당원들의 지지를 받으려는 '박심 마케팅'이라고 반발하는 한편 저마다 '나도 친박'을 내세워 박심 경쟁에 나섰다.

김 후보 측은 특히 정 후보가 그동안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점을 들어 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 자신이 서울시장이 돼야 한다는 점을 주로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박심 마케팅'은 정 후보에 비해 월등히 처지는 인지도와 여론 지지율에 가로막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 당시 구축한 '명재상' 이미지마저 깎아내리는 잘못된 선거전략이란 평가를 들었다.

무엇보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박심'보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이길 수 있는 본선 경쟁력에 주목한 것이 김 후보의 패인이란 분석이다.

박원순 시장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대권후보로 부상할 만한 인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맞설 수 있는 대선주자급 서울시장 후보를 원한 것이 새누리당의 당심이었다는 것.

정몽준 선거캠프가 이를 파고들어 박 시장을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시장'으로, 정 후보를 '일 하는 시장'으로 대결구도를 형성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비해 김황식 선거캠프는 '박심 마케팅'과 함께 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 주력한 것 외에는 별다른 본선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패인이란 지적이다.

'박심'에 기댄 선거전략의 실패는 일찌기 경남도지사와 대구시장 경선에서부터 예고됐다. 경남도지사 경선에서 박완주 후보가 '친박 후보'로서 조직력을 발휘해 홍준표 후보를 역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권을 바라볼 수 있는 후보로 '어필'한 홍 후보를 결국 넘지 못했다.

새누리당의 텃밭이자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조차 '박심'을 내세운 서상기.조원진 두 후보가 비박 계열인 권영진 후보에게 뒤져 이변을 낳기도 했다.

인천과 부산에서 그나마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과 서병수 의원이 승리해 '친박' 후보의 체면을 세웠지만 이마저도 '신승'에 그쳤다.

친박 핵심 계열의 한 초선의원은 '박심'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었기 때문에 소원을 풀었고 수도권 의원들도 대통령 만드는 데 일조한 것으로 대통령에 대한 빚을 다 갚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박심을 미는 사람은 다 실패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은 taie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