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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광주 '학생자살' 숫자로 따지나" 후보 토론회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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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교육감 "다른 지역보다 적다"…상대후보들 "학생자살이 숫자놀음이냐"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올해 들어 한 달 새 4명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 지역 학생 자살 문제에 대해 장휘국 교육감이 후보토론회에서 "다른 지역보다는 숫자가 적다"고 발언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상대 후보들은 "청소년 자살을 숫자로 가늠한다"며 장 교육감의 발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맹비난하고 나섰다.

장 교육감은 11일 오후 광주지역 유선방송국인 CMB에서 열린 '6·4지방선거 광주시교육감 후보자 초청토론'에 예비후보 자격으로 참석했다.

선거에 출마한 7명의 후보를 2개조로 나눠 진행한 이날 토론에 장 교육감은 김왕복·김영수 후보와 함께 오후조에 편성됐다.

토론에서 김왕복·김영수 후보는 "광주 학생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어디에 있느냐"며 장 교육감에게 질문했다.

장 교육감은 이에 대해 "1명도 없어야 하지만 아이들에게 생명존중교육을 하는 중에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지역의 학생자살률은 높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는 "자살 학생 숫자도 줄어들고 있고 (학생인구 10만명당 자살률도) 다른 지역에 비해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장 교육감의 답변은 다른 후보들이 "학생 자살에 대한 장 교육감의 인식이 잘못된 것 아니냐"고 반박하면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김영수 후보는 "장 교육감이 학생 23만명 가운데 9명이 자살한 것을 놓고 다른 지역에 비해 작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이해하기 힘들다"며 "어린 생명을 판단하면서 어떻게 숫자를 가지고 접근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김왕복 후보도 "광주지역 학생 자살은 2010년 5명까지 줄어들었지만, 장 교육감 이후 10명까지 늘어나기도 했다"며 "자살은 1명도 없어야 맞지 다른 지역보다 적다고 해서 그게 변명이 될 수 있는 문제냐"고 따졌다.

실제로 2007년 이후 최근 7년 동안 자살한 이 지역 청소년은 모두 65명에 달한다.

2007년 11명, 2008년 6명, 2009년 13명, 2010년 5명, 2011년 10명, 2012년 9명, 2013년 7명, 올해도 벌써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양형일 후보는 "불과 며칠 전에도 광주의 한 중학생이 자살했다"며 "숫자와 관련된 통계는 줄어들기도 하고 늘어나기도 하지만 학생 자살까지 단순히 숫자로 보는 장 교육감의 인식에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장 교육감측은 이에 대해 자살의 심각성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살 학생의 숫자가 감소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면서 나온 발언으로 오해라는 입장이다.

장 교육감은 "학생 인구 10만명당 자살학생 비율을 보면 광주는 0.004%, 전국은 0.007%로 다른 지역보다 적다고 설명하면서 그 전제로 한명도 없어야 하지만 안타깝다고 강조했었다"며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설명하기 위한 것인 만큼 이를 왜곡해서 확대하지 말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교육감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출마 후보들이 모두 모여 관심을 모았지만 후보 7명을 오전·오후조로 따로 나눈 데다 질문과 답변 시간을 기계적으로 끊는 바람에 참석 후보들의 불만을 샀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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