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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현장에서] 정청래의 꼼수…“장관 해임”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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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원 기자] 바둑에서 묘수와 꼼수는 위기 상황을 반전시키거나 승리 상황을 굳힐 때 사용한다. 묘수는 필연의 법칙을 갖고 있고, 꼼수는 상대방의 실수를 유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즉 묘수는 노력에 의한 결과물인 반면, 꼼수는 헛되 기대치가 반영된 것이다.

국회의원은 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소하는 게 주된 업무 중 하나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개인 간 충돌이 늘고, 그 결과 국회라는 대의기관이 필요해졌다. 시민들은 국회에서 의원들이 법을 제대로 만들어 개인 간 갈등을 해소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법을 만들어 갈등만 고조시킨다면 국회의원은 사회에서 정말 필요 없는 존재일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국회의원이 스스로 갈등을 증폭시킬 때다. 최근 북한발 무인기를 둘러싸고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내놓은 발언을 보면 약간 실망스러웠다. 정 의원은 지난달 11일 인천 백령도와 경기 파주, 강원 삼척에서 추락한 3대의 소형 무인기가 북한 소행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을 확산시켰다.

그는 “북한이 보낸 것이라면 270㎞ 정도를 날아와야 되고 그럼 5㎏ 가량의 가솔린을 탑재해야 하는데 무게가 고작 12㎏인 무인기에 5㎏을 장착하면 뜰 수가 없다. 그야말로 코미디”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지난 8일 국방부가 소형 무인기 3대의 비행경로를 분석한 결과, 3대 모두 발진지점과 복귀지점이 북한지역이라고 발표했다. 이 발표를 들은 정청래 의원은 북한발이 아니라고 주장한 배경을 설명하거나, 사과를 하는 게 상식적인 대응이다. 그런데 그는 트위터를 통해 “그렇다면 국방부 장관을 파면 해임하라”는 글을 남겼다.

국회의원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게 당연한 의무다. 정 의원은 북한발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갈등을 고조시켰다. 정부가 조사 결과, 북한발이라고 하자, 이번엔 국방부장관을 해임하라고 되받아치는 모습에서 의원이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오락가락 발언은 정청래 의원 한 명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많은 국회의원들이 일관성 없는 주장을 되풀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사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꼼수’가 아닌 ‘묘수’를 찾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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