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북한은 더이상 무인기가 자기들이 날려보낸 것이 아니라는 발뺌을 하지 말고 우리 측에 사과해야 한다. 그동안 북한이 무인기사건을 `제2의 천안호' 운운하며 `날조'라고 주장하고, 심지어는 무인기에 대한 공동조사까지 제안한 것은 그들이 얼마나 믿을 수 없는 집단인지를 백일하에 보여주는 증거다. 이래서는 남북간에 신뢰가 형성될 수가 없다. 우리 사회에도 무인기가 북한 소행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청래 의원은 지난달 11일 무인기가 북한에서 보낸 것이라는 정부 발표에 대해 `코미디'라고 주장했다. 그는 무인기들이 "북한에서 보낸 게 아닐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 무인기라고 소동을 벌인 것에 대해 누군가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날이 올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 시점에서 정의원은 자신의 말에 대해 국민에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 도리라고 본다.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때에도 침몰원인이 북한의 어뢰공격이라는 국제합동조사단의 발표를 의심하는 여러가지 주장이 나와 논란을 빚었다. 과학적 조사로 북한 무인기의 진실이 밝혀진 지금 이와 관련해 우리 사회에 또다시 불필요한 의혹이나 갈등은 없어야 한다.
정부는 북한측에 엄중 경고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는 "북한의 무인기 침투 행위는 정전협정과 남북불가침 합의를 위반한 것으로 명백한 군사 도발"이라면서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며 정전협정에 근거해 유엔사를 통해서도 경고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대북 경고만으로는 부족하다. 군은 이번에 드러난 경계태세와 대북 군사정보 능력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 하루속히 보완해야 한다. 특히 북한 무인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무능과 보고 태만 논란, 은폐 축소 의혹 등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와 문책이 있어야 한다. 군은 북한 무인기 탐지를 위해 이스라엘제 저고도 레이더 등 값비싼 장비의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장비만으로는 안 된다. 그 장비를 운용하는 사람들이 먼저 냉철한 판단력을 발휘하고 비상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순서다. 북한 무인기를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무인기는 포격 등 도발을 위한 사전 지형지물 파악 등의 용도로 쓰일 수도 있고, 생화학무기 테러에 사용될 수도 있다. 군은 방심하지 말고 북한의 의도를 잘 파악해 테러나 도발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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