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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北, 무인기 기술 진보 확인…공격형 전환 우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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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추락 무인기, 파주 삼척 두 무인기에 비해 성능 월등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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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8일 공개한 백령도 추락 북한 소형 무인 정찰기의 비행경로.(국방부 제공)© News1


북한에서 발진한 것이 확인된 파주와 백령도, 삼척 추락 무인기 3대는 북한이 소형 무인 정찰기 개발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군 당국 발표에 따르면 파주와 삼척에 추락한 무인기의 외형과 재원은 상당부분 유사해 두 무인기가 사실상 같은 기종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기적으로 가장 나중에 정찰 활동에 파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백령도 무인기의 경우 파주·삼척 무인기에 비해 상당 수준의 기술적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이 GPS 수신기에 입력된 좌표 분석을 통해 파악한 무인기의 비행경로에 따르면 파주·삼척의 무인기는 발진 지점에서 거의 직선으로 남하한 뒤 일정 좌표에서 선회해 다시 직선으로 북상하는 타원형 경로를 나타냈다.

그러나 백령도 무인기의 경우 발진지점에서 직선으로 백령도 남쪽의 소청도에 도착 직후부터는 섬을 사실상 '스캔'하듯 일정한 간격을 두고 지속적으로 선회를 반복하며 소청도와 대청도, 백령도의 곳곳을 살피는 경로로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역시 백령도 무인기가 엔진이나 기체의 형태 등에 있어 조금 더 발전된 기술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백령도 무인기의 경우 일본제 2행정 엔진을 사용한 파주·삼척 무인기에 비해 운전 안정성이 우수한 체코제 4행정 휘발유 엔진을 장착했다.

'행정'은 엔진의 피스톤이 움직이는 방식을 나타내는 것으로 4행정의 경우 '흡입-압축-폭발-배기'가 각각 별도로 이뤄지며 엔진이 가동되게 된다.

이는 '흡입압축-폭팔배기'의 순서로 엔진을 움직여야 하는 2행정 내연기관에 비해 발전된 기술로 각 행정이 뚜렷히 구분돼 2행정에 비해 순간 출력은 낮으나 상대적으로 더 안정된 운전이 가능하다.

백령도 무인기에 사용된 연료 역시 다른 두대에 사용된 글로우 연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을음이 적은 오일 혼합 휘발유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공동조사전담팀은 이같은 특성으로 인해 백령도 무인기가 다른 두대의 무인기에 비해 복잡한 경로를 그릴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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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8일 공개한 파주 추락 북한 소형 무인 정찰기의 비행경로.(국방부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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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8일 공개한 삼척 추락 북한 소형 무인 정찰기의 비행경로.(국방부 제공)© News1


비행거리에서도 백령도 무인기는 다른 두대의 무인기를 압도하는 성능을 보였다.

무인기에 장착된 비행조종컴퓨터의 임무명령서에 입력된 전체 항로지점을 연결하면 비행거리는 423km로, 각각 133km, 150km로 나타난 파주와 삼척 무인기를 능가했다.

탑재된 니콘 D800 DSLR 카메라 역시 0.2m급의 상대적으로 높은 해상도로 촬영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파주·삼척 무인기의 경우 캐논제 550D DSLR 카메라로 0.3m의 해상도를 나타냈다.

백령도 무인기에 입력된 임무명령에 나타난 비행설정 고도는 1.8km, 사진촬영 고도는 1.68㎞로 비교적 일정한 고도에서 비행하며 동시에 사진촬영이 가능토록 설계됐다.

반면 파주·삼척 무인기의 경우 비행설정 고도 2.5km, 사진촬영 고도 1.1∼2km로 임무명령 데이터가 입력된 것으로 파악돼 다소 차이를 나타냈다.

그나마 파주 무인기의 경우 고도 2km에서 엔진이상으로 추정되는 고장에 의해 지속적으로 고도를 낮추며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군은 밝혔다.

다만 무인기 사건 직후 우려가 제기된 폭탄 탑재 등에 대해서는 군은 "추정하건대 3대의 무인기들 모두 3~4kg 정도의 화약을 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정도의 양은 완전 노출 상태에서 폭발한다 해도 살상반경이 10m 이내"라며 치명적인 위협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인기에 화약이 아닌 생화학 무기나 핵폐기물 등이 탑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들 무인기의 공격형 전환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직접 무인기 개발을 독려하며 '무인 타격기'를 군 열병식에 등장시키는 등의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북한이 공격형 소형 무인기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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