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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다시 일상으로' 준비하는 靑…9일 긴급민생대책회의가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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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안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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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19일째인 4일 오후 전남 진도군을 재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사진=윤성호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로 공개적인 일정을 거의 잡지 않고 '애도' 모드에 들어갔던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9일 청와대에서 긴급민생대책회의를 주재하기로 하면서 '일상으로'의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박 대통령은 평소에도 공개 일정을 많이 잡지 않았다. 현장 방문도 많은 편은 아니었다. 주로 청와대에 머물면서 필요한 회의를 주재하고 보고를 받곤 했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사고는 안그래도 적었던 박 대통령의 공개일정을 더욱 없게 만들었다. 예정됐던 일정이 줄줄이 미뤄지거나 취소됐다.

박 대통령은 사고가 난 16일이 포함된 4월 셋째주에는 17일 진도 현장 방문과 19일 4.19 민주묘지 참배 일정만 잡았다. 그 다음주에는 19일 수석비서관회의와 24일 25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 일정을 빼면 언론에 공개된 일정이 전무했다.

4월 마지막주와 5월 1,2,3일에도 국무회의와 국가재정전략회의, 세월호 관련 종교지도자 초청 간담회를 빼면 별다른 일정은 없었다. 황금연휴 기간에도 진도 재방문과 부처님오신날 행사 참석을 통한 실종자 가족 위로에 전념했다.

박 대통령이 공개일정을 자제했지만 언론에서는 박 대통령이 빠지지 않았다. 진도항 방문때나 수석비서관회의.국무회의에서의 발언은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고, 경기도 안산 합동분향소가 아닌 국무회의에서 앉은 상태로 국무위원들 앞에서 사과를 함으로써 다수의 언론이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예정에 없던 종교지도자 초청 간담회와 부처님오신날 봉축식에 참석해 사과의 뜻을 나타내고 진도를 다시 방문한 것은 사과의 진정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세월호 관련 일정으로 짜여진 박 대통령 일정은 국민들의 피로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측면도 있다,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은 물론이고 일반 기업들조차 청와대가 언제 정상 일정으로 복귀할 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소비활동이 가장 왕성해야 할 4월과 5월에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됨으로써 실물경제가 돌지 않는다는 '소리없는' 아우성이 빗발쳤다.

청와대가 오는 9일에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긴급 민생대책회의를 여는 이유도 경제가 돌지 않는데 대한 민심수습 성격이 강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소비위축에 따른 민생경기 상황을 점검하고, 경제 장관들이 마련한 경기 보완 대책도 점검할 계획이다.

긴급 민생대책회의가 칼로 무 자르듯이 세월호 애도 분위기 정국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오는 첫 출발점은 아닐지라도 우리 사회가 슬픔을 딛고 평상으로 돌아오는 터닝포인트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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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전경 (자료사진 / 황진환기자)


청와대의 세월호 정국 벗어나기는 이대로 가다가는 지방선거에서 패배하고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담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정치적 판단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 여권 후보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 박 대통령이 대놓고 여권 후보들을 지원할 수는 없지만 빨리 일상으로 돌아와 대통령 지지율을 높여주는 게 최상책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전직하해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5월 중순쯤에 세월호 사고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이른바 '국가개조' 수준의 안전대책을 내놓고, 5월 말에는 총리 후보자도 발표하면서 정국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ahn8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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