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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여고생 납치로 '몸값' 오른 보코하람 지도자 셰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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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로비(케냐)=AP/뉴시스】양문평 기자 = 이슬람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겨울모자를 쓰고 비디오에 나와 "나는 그 여학생들을 팔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지리아 동북부 외딴 지역의 한 학교에서 납치한 약 300명의 10대 여학생들을 팔겠노라고 금주에 공개한 비디오에서 선언한 것이다.

그 경고로 이미 고액의 몸값이 걸린 이 테러 지도자는 세계 매스컴에서 더욱 몸값이 오른 셈이다.

워싱턴에 소재한 어틀랜틱컨슬의 아프리카 센터 소장인 피터 팜은 "그는 고립돼 있어 갈수록 극단주의자가 되는 한편 자신이 나이지리아를 전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할만큼 망상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팜은 2012년에 "보코하람의 증폭되는 위협"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세카우는 부하들에게 인구 1억6000만 명에 석유가 풍부한 이 나라에서 살인과 폭탄 테러를 독려하는 훈시에서 지하드(성전)만이 나이지리아에서 무슬림들에게 변혁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코하람의 창립자였던 모함메드 유수프는 비폭력적 방법으로 북부 나이지리아에 이슬람국가를 세우려 했었다. 그러나 유수프가 2009년 사망한 이후 셰카우는 정반대의 노선을 걷고 있는 것이다.

셰카우는 최근의 성전용의 비디오에서 의전용의 머리장식을 하고 AK-47공격용 소총과 몇몇 종교서적들을 옆에 두고 출연했다.

그는 자신이 보코하람의 지도자라고 선포하고 "지하드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라. 지하드는 이제 시작한 셈이다"고 선언했다.

셰카우는 2010년에 크게 부상했다. 바로 그해 아프리카 북서부 일대인 마그레브의 알카에다는 남부 소말리아를 방문했던 보코하람 단원들을 맞아들여 테러단체인 알 샤바브가 운영하던 병영에서 훈련을 하도록 했다.

셰카우가 "서방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의 '보코하람'을 떠맡은 이후 4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50만 명 이상이 난민이 됐으며 수백 개의 학교와 정부 건물들이 파괴됐다고 국제위기그룹은 말하고 있다.

보코하람이 서방측에 가한 최초의 치명적 공격은 2011년 8월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의 유엔본부를 겨냥한 차량폭탄 테러로 20여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테러단 지도자들이 통상 그렇듯 셰카우도 자주 지하드 비디오에 출연했으며 그 가운데 3차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위협하기도 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그들이 미국에 위협을 제기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2013년 봄 굿럭 조나산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3개 주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추가병력을 파견해 보코하람을 대도시에서 몰아냈다.

국제위기그룹의 수석 아프리카 전문가 E.J.호겐둔은 셰카우가 유수프의 자연스러운 승계자가 아니라 그의 압력 수단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호겐둔은 "그러나 셰카우는 꽤 무자비하기에 이 단체의 지휘권을 쟁취할 수 있었고 나름대로 한낱 지방 지도자에서 지역의 위협적 존재로 부상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셰카우가 여고생을 팔겠다고 위협함으로써 그는 세계적 화제의 인물이 됐으며 나이지리아 정부는 영국과 미국으로부터 원조를 주겠다는 제의를 받게 됐다.

팜은 이번 인질 사태로 셰카우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을 뿐 아니라 자신이 가까운 장래에 무인기 공격을 받지 않으리라는 것도 보여준 셈이다고 진단했다.

yang_pyu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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