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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금배지 던지는 의원들…무늬만 사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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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진' 홍보효과, 8건 제출됐으나 대부분 관례적으로 슬그머니 묻힐 듯 '정치쇼' 지적

아시아투데이

광주광역시장 전략공천 논란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이용섭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photolbh@



아시아투데이 최태범 기자 = 6·4 지방선거 출마와 기초연금법 처리 불만, 당 공천에 대한 반발 등 갖가지 이유로 7일 현재 8명의 의원이 의원직을 내던졌다. 하지만 대부분 처리되지 않고 슬그머니 묻힐 것으로 예상돼 ‘금배지 정치쇼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날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19대 국회에 제출된 ‘국회의원 사직의 건’은 총 8건에 이른다. 윤진식·유정복·서병수·박성효·김기현 새누리당 의원, 이낙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6명은 각각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용섭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당의 광주시장 전략공천에 반발, 같은 당 김용익 의원은 지난 2일 당 지도부가 기초연금법 정부안을 수용한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사직서를 냈다.

현역 의원의 사직서는 본회의 표결을 통해 처리된다. 다만 국회법 135조 ‘국회는 그 의결로 의원의 사직을 허가할 수 있다. 폐회 중에는 의장이 이를 허가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비회기 기간인 현재는 국회의장의 허가로 사직서가 수리된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출된 사직서는 단지 ‘벼랑 끝 전술’로서 당선되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하려는 것일 뿐 역대 어느 선거에서도 실제 처리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정치적 퍼포먼스’라는 지적이 크다.

18대 국회에서도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6건이 제출됐으나 단 1건도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총 접수된 21건의 사직서 중 4건만 처리됐는데 이는 당시 재보궐 선거 후보등록과 청와대 비서실 이동 등 당연히 처리돼야 할 사직서들이었다.

당시 경기지사에 도전했던 김진표 새정치연합 의원의 경우 당내 경선 과정에서 사직서를 내는 배수진을 쳤다가 유시민 후보에 패배한 뒤 한 달 만에 이를 철회해 ‘정치쇼’라는 빈축을 샀다.

2009년 미디어법 정국 때 민주당 대표였던 정세균 의원과 소관 상임위원이던 최문순 강원지사, 천정배·장세환 전 의원은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발하며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모두 슬그머니 철회했다.

현재 이용섭·김용익 의원 등이 제출한 사직서가 단지 정치 퍼포먼스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적 의도로 제출된 사직서가 처리된 것은 2005년 박세일 한나라당 의원의 사례가 유일하다. 그는 행정도시특별법 처리에 반발하며 사직서를 냈고, 당내 만류에도 완강한 사퇴의사를 고수해 본회의 처리를 이끌어냈다.

사직서는 단순히 정치쇼일뿐만 아니라 제대로 의정활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월급’을 꼬박꼬박 챙길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직서를 낸 명분으로 국회 밖에 있지만 세비를 비롯해 사무실 운영비·유류비·정책개발비 등 1200만원은 매달 의원의 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사직서를 내면 세비도 지급받지 않는 것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나 이를 지키는 의원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18대 국회 때 천정배 전 의원과 최문순 강원지사만 세비수령을 거부했을뿐 의원들 대부분은 세비를 챙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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