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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대통령이 출마 권유…” 김황식, 핵폭탄급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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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서울시장후보 토론회… 이혜훈 “탄핵 위기 모는 발언”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66)가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제 출마를 권유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6·4 지방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이어서 선거중립의무 위반 등 논란이 예상된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정책토론회에서 “박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애쓰셨던 많은 분들이 6·4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을 교체해야 박근혜 정부가 순항할 수 있는데, 적합한 사람이 ‘김황식이다’ 해서 출마해달라고 권유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박 대통령께서는 세월호 참사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힘들어하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찬바람 속에서 언 발 동동 구르며 만들었던 박 대통령을 저희가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예비후보인 이혜훈 최고위원은 “(김 전 총리 발언은) 핵폭탄 아니냐. 박 대통령은 지금 당 대표가 아니라 나라의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선거중립에 엄정한 의무를 지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누구에게 출마를 권유하면 탄핵되는 것 모르시냐”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저를 도와주는 분들이 대통령 당선을 위해 헌신한 분들이고, 대통령의 그와 같은 생각을 받아서 한 것 아닌가 짐작한다”며 “그 이상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전 총리 발언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김 후보 발언이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은 명백하게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실관계를 조사해 엄정하게 조치할 것을 촉구한다”고 논평했다.

김 전 총리의 ‘폭탄 발언’으로 가뜩이나 비방 여론조사, 불법 홍보물 공방으로 얼룩진 서울시장 경선 갈등이 더욱 격화되면서 12일 후보자 선출대회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토론에선 상대 후보 사퇴 요구도 나왔다. 김 전 총리 측 핵심 관계자는 “정몽준 예비후보 캠프는 막내아들의 ‘미개한 국민’ 발언 파문이 일단락됐다고 보고 있는데 본선에 가면 재부상할 것”이라며 “ ‘1% 귀족’ 대 ‘99% 미개한 국민’ 구도로 가면 필패”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는 후보직 사퇴와 같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도 했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박심’을 파는 것 말고 하는 게 없는 분이 어떤 본선 경쟁력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맞대응했다.

<강병한·구교형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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