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6 (수)

[디펜스 인사이드]국방부의 北 핵실험 발표 '유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우리 군은 북한이 단기간 내에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핵실험을 위장한 기만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징후를 계속 평가하고 있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 4월 22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적들이 상상하기도 힘든 다음 단계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 '4월 30일 이전에 큰 일이 일어날 것이다' '큰 한 방을 준비하고 있다'는 등의 언급이 북한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언급된 내용의 출처를 묻자 김 대변인은 "밝힐 수 없고 북한에서 최근에 나온 이야기"라고 말했다.

큰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4월 30일은 마침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날이었고 의원들은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이를 따졌다.

국방위원장인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핵실험이 임박했다면 핵실험 관련 모든 장비들이 풍계리 핵실험장 동굴 안으로 투입됐다는 것인데 (핵실험 임박징후 발표를 했던 22일) 이후 8일이 지났다면 땅 안에 습기 때문에라도 장비들을 오래 못 넣어놓고 빼든지 할 것 아니냐"고 물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 의원은 "발표 당시 4월30일 이전에 마치 큰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식으로 밝혔고 그게 바로 오늘"이라며 "당시 정말 특별한 징후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북한의 의도적 지연이나 기만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국방부의 '핵실험 임박 징후' 발표는 세월호 사고 6일 만에 나온 것으로 '국면전환용'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북한 핵실험은 남북문제를 포함해 국제정세의 중요 변수다. 군 당국이 언론에 '핵실험 징후'를 발표하기 위해서는 정밀하게 사실관계를 확인, 발표 내용의 정확도를 최대한 높여야 한다.

발표 문구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특히 북한에 대한 감청내용을 여과 없이 공개할 경우 북한이 곧바로 주파수를 바꾸고 관련자를 문책하기 때문에 더 이상 정보를 수집하기 어렵다고 정보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세월호 사고로 정국이 급변하면서 선거 결과를 좌우할 요인들도 많아졌다. 북한 핵실험은 미사일 발사나 NLL(북방한계선) 침범 등과 함께 표심을 흔들 대표적인 '북한발' 변수다.

아직 최종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사이버사령부 댓글사건으로 군의 정치적 중립문제는 여전히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군 당국의 신중한 언행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때다.

서동욱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