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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여수시장 불출마선언, 선거판 향배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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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뉴시스】김석훈 기자 = 두터운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던 김충석(73·무소속) 전남 여수시장이 지난달 30일 6·4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뒤이어 닥쳐올 변수에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여수시장 출마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측 후보들간 경선방식 등이 정확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유력 후보였던 김 시장의 불출마는 그동안 물밑 경쟁에 그쳤던 선거판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단초를 제공했다.

김 시장은 1일 여수시청 전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월례 조회에서 불출마선언에 대한 입장이나 심경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김 시장은 공직자들에게 "시 발전을 위해 지금까지 이뤄놓은 것에 대해 중단 없는 전진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다가오는 선거에서 엄정 중립을 해야 한다"는 요구만 남기고 퇴장했다.

김 시장은 불출마 선언을 한 전날 오후 늦게까지도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직접 작성한 간단한 발표문으로 불출마 뜻과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겼다는 의지를 전했다.

평소 재선에 강한 의욕을 보였고, 고집스럽고 강력한 행정추진으로 유명했던 김 시장이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은 의문으로 증폭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궁금증을 더한 의문은 가족반대, 건강문제, 노령, 행정과오, 경찰수사 등 갖가지 의견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건강을 생각하고 가족과 함께 즐거운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가족들의 걱정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천자를 확정할 경우 70대 무소속 후보인 김 시장의 힘겨움과 부담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기 때문에 미리 결정한 것이라는 일부의 견해도 설득력이 없진 않다.

김 시장도 불출마 발표문을 통해 정치권의 기초공천제 폐지 약속 불이행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 이 같은 의견을 뒷받침했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천폐지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파기해 버리고 지금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해 정당공천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무소속 시장이라야 정부 여당과 야당을 넘나들며 예산확보도 쉽고, 무소속 시의원이라야 시민을 주인으로 섬길 것인데 이러한 일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발표문에 적었다.

한편 김 시장의 불출마 선언이후 나머지 시장 후보들은 1일 오전 '그동안 고생했다, 여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아 달라, 장기적 정책들을 꼭 이어가겠다"면서 환영의 뜻을 일제히 밝혔다.

그러나 유력 후보가 빠지게 됨으로써 닥쳐올 판세를 미리 감지하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분주한 움직임을 제각각 보이기 시작했다.

구 민주당 계열로 시의회의장을 지낸 김영규 후보와 새정치계 검사장 출신의 주쳘현 후보, 경제인으로서 시민단체의 수장격인 김동채 후보의 새정치민주연합 여수시장후보 경선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가 단연 초미의 관심사다.

당 경선 확정에 불만을 표출했던 재경 향우회장 한영래 후보의 움직임도 예의주시 대상이다.

일부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지사 경선이 10일 열리고 나서 기초자치단체장 경선까지 갈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전략공천'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 경우 공천에서 배제된 후보들의 탈당과 뒤이은 무소속 출마가 예상돼 선거판은 극도로 혼란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새정치민주연합과 관계없이 좋은 후보로 선정된 한창진 후보나 통합진보당 김상일 후보, 최근 선거판에 뛰어든 정정균 전 삼일회계법인 상임고문도 단일화 시도 및 타 후보 선거 지원 등 독특한 전략을 동원할 경우 판세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가장 많은 지지세를 얻고 있던 김충석 여수시장의 시선이 어느 후보로 향할 것인지, 각 후보들은 김 시장의 불출마로 흩어진 지지표를 어떻게 끌어 모을 것인지가 코앞에 닥친 6·4지방선거에서 새로운 얼굴을 결정짓는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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