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 삼성 메모리칩 썼다…軍 "北소행 확실시"

김종성 UAV 체계개발단장이 11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열린 무인기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방부는 최근 발견된 3대의 소형 무인기가 북한 소행으로 확실시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1일 합동조사 중간 발표에서 "무인기가 북한 소행인 것이 확실시된다"며 "이를 뒷받침할 정황 근거가 다수 식별됐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북→남→북 방향으로 이동하며 다수의 군사시설이 밀집된 지역을 촬영 △연료통 크기 등으로 분석한 항속거리는 180~300여 ㎞로 중국 일본 등에서 발진은 사실상 불가능 △색깔과 모양이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매우 유사한 점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결정적 증거인 인공위성위치정보(GPS) 복귀 좌표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김 대변인은 "중앙처리장치의 내장 데이터 분석, 비행경로 검증 등 분석을 통해 발진 지점 등 추가 증거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한국과 미국의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과학조사전담팀을 편성하기로 했다.

김종성 국방과학연구소 무인기(UAV) 체계개발단장은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체코 스위스 등 6개국에서 만든 민수용 부품을 수입해 제작됐다"며 "일부 부품은 확인이 어렵도록 모델 넘버 등이 지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중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에는 삼성전자가 만든 4메가 D램 메모리 칩이 사용됐다. 이 메모리 칩은 2001년까지 생산됐고 전 세계적으로 약 2억개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부품과 관계된 국가들과 협조해 면밀한 분석을 통해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소형 무인기를 수출할 가능성이 있고, 이 무인기가 테러에 이용될 수도 있다"며 "다른 나라들과 협조해서 이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무인기가) 북한에서 보낸 게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무인기에 적힌 서체가 '아래아 한글(서체)'이라며 "북한은 보통 연호를 사용하는데 여기엔 그것도 없다"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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