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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大家의 내밀한 고백, 어느새 마음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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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을 여는 책 50 / 디어 라이프 ◆

매일경제

한 해를 여는 당신을 ’친애하는 삶’으로 이끌 보석 같은 책들이다. 지난해 가장 뜨거웠던 산문집과 노벨 문학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앨리스 먼로의 마지막 걸작, 작가를 꿈꾸던 시절 수전 손택의 내밀한 일기 등은 문학의 효용과 가치를 증명하는 값진 시간을 선물해 줄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은 그림을 읽어주며 치유하는 예술의 힘을 말한다. 깊은 밤 책장을 넘길 수만 있다면, 이 책 또한 당신을 치유해 줄 것이다.

◆ 디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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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 수상자 앨리스 먼로가 지난해 트릴리엄상 시상식장에서 절필을 선언하기 전 세상에 내놓은 마지막 작품이다. 14편의 단편이 실렸다. 특별히 먼로가 ’피날레’라는 별도의 장으로 묶어 놓은 네 단편(’시선’ ’밤’ ’목소리들’ ’디어 라이프’)은 작가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들이다. 먼로는 이 네 편이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 이야기하는 최초이자 마지막, 그리고 가장 내밀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남편과의 결혼생활에 권태를 느끼며 호감을 가졌던 남자를 만나겠다는 희미한 희망을 품은 젊은 시인을 그린 ’일본에 가 닿기를’, 언니의 익사 사고 후 평생을 그 기억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동생을 그린 ’자갈’ 등이 반짝거린다. 삶과 인간에 보내는 노작가의 따뜻한 애정과 대가만이 도달할 수 있는 단편의 경지를 만날 수 있다. 앨리스 먼로 지음, 문학동네 펴냄.

◆ 밤이 선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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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들 사이에서 통칭 ’밤선생’으로 불린 지난해 가장 뜨거운 산문집이다. 68세의 원로 평론가가 30년 동안 쓴 글을 모은 첫 산문집으로 원숙한 글쓰기의 전범을 보여준다. 그는 너른 갯벌과 염전을 가진 섬, 신안군 비금도에서 자랐다. ’염부양성국민학교’인 비금초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손에 흙을 묻히지 않고 짠물에 발을 적시지 않고 살기를 바라는 집안 어른들 소망대로 책상 앞에서 살게 되었다"고 털어놓는다. 덕분에 보들레르의 ’죽음의 춤’ 같은 매혹적인 시에서 여전히 해방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고백한다. 정갈한 문장으로 문학의 효용을 말해내는 글이 마음을 울린다. 황현산 지음, 난다 펴냄.

◆ 다시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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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100권이 넘는 일기를 썼던 미국 지성계의 대모이자 전방위 문화평론가 수전 손택의 일기 중 1947년부터 1963년까지의 내밀한 기록을 담았다. 이 책은 그녀의 사춘기 시절 성적 자각과 결혼 생활에 대한 환멸, 보고 듣고 읽은 모든 것에 대해 대담하고도 거침없는 비평들, 수치심과 절망감으로 점철된 연애사로 채워져 있다. 되돌려 받지 못한 애정에 절망하고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혐오하길 반복하는 힘겨운 연애사를 노골적으로, 그리고 가혹한 어조로 들려준다. 성장통에 관한 기록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전혀 다른 격정적인 인물로 다시 만난다. 수전 손택 지음, 이후 펴냄.

◆ 배를 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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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다도해’ 편찬을 준비하고 있는 대형 출판사 겐부쇼보의 사전 편집부. 그곳에 보통 사람들에게는 없는 날카로운 언어적 감각을 가진 마지메가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전 만들기에 일생을 바친 편집자 아라키와 감수자 마쓰모토 선생, 사전 편집부의 분위기 메이커 니시오카, 눈치 빠른 여성 편집자 사사키, 패션지 경력을 가진 어린 편집자 기시베 등은 10여 년에 걸쳐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노력한다. 여기에 마지메가 한눈에 반한 여인 가구야와의 연애 스토리가 더해진다. 우리가 잊고 지냈던 다양한 아날로그적 가치의 소중함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색다른 질감의 소설이다. 미우라 시온 지음, 은행나무 펴냄.

◆ 순례자들의 안식처, 에르미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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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타는 종교 세력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했던 신자들이나 세상을 등지고자 했던 사람들, 혹은 여행자들이 바람과 추위를 피해 잠시 머물며 다음 여정을 마음에 새기던 곳을 일컫는다. 이 책은 에르미타만을 위해 오래 여행해 온 벨기에의 사진작가 세바스티안 슈티제와 도시를 떠나본 적이 없는 작가 지은경이 에르미타를 찾아 스페인 북부에서 함께한 4개월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 지은경 지음, 예담 펴냄.

◆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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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은 현대미술이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질문한다. 그것은 우리가 미술 작품을 생산하는 것은 치유와 위로가 필요해서라는 단순한 깨달음이다. 직접 엄선한 빼어난 예술작품 140여 점을 선보이며 인생의 고난과 사랑, 자연, 돈, 정치 등과 아울러 예술과 미술을 즐기는 방식을 이야기한다. 알랭 드 보통의 섬세하고 위트 있는 필치가 이 책에 실린 예술작품을 더욱 빛나게 한다. 알랭 드 보통, 존 암스트롱 지음, 문학동네 펴냄.

※ 교보문고·매경 공동선정

[특별취재팀=전지현 기자 / 이향휘 기자 / 김슬기 기자 / 이선희 기자 /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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