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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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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만 최고의 날"... '주가 급등' 애플, 부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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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매출 10% 급감에도 실적 '선방'
2분기 매출 증가, 생성 AI 참전 예고에
3일 주가 6% 올라... "바닥 쳤다" 평가
한국일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4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오마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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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주가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5.97% 급등했다. 2022년 11월 30일 이후 하루 상승 폭으로는 가장 크다. 애플 주가는 전날까지만 해도 올 초와 비교해 10% 가까이 떨어진 상태였으나, 이날 급등으로 연중 낙폭도 1.2%로 확 좁혀졌다. "(약 1년 반 만에) 애플에 가장 좋은 날"이었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는 평했다.

2011년부터 세계 시가총액 1위를 지켜 온 애플은 올해 1월 마이크로소프트(MS)에 그 자리를 빼앗겼다. 아이폰 판매 둔화, 인공지능(AI) 전략 부재, 미국 주요국에서의 반독점 소송,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포기 등 악재가 잇따른 탓이다. 거듭된 주가 하락으로 시총 3위 엔비디아와의 격차마저 좁혀지고 있었다.

그러나 부진을 거듭하던 주가가 바닥을 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가는 애플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다시 '애플의 시간'이 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일보

지난해 9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아이폰 신제품 공개 행사 무대에 올라 있다. 쿠퍼티노=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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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 선방.. "중국 우려 과장됐다"


애플 부활의 신호탄을 쏜 건 지난 2일 발표된 1분기(1~3월) 실적이었다. 애플은 이날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줄면서 1분기 매출(907억5,000만 달러·약 123조 원)이 4% 감소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2% 감소한 236억4,000만 달러(약 32조 원)였고, 주당 순이익은 1.53달러였다.

그러나 이는 시장 예상보다는 양호한 것이었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앞서 집계한 매출 예상치는 900억1,000만 달러였고, 주당순이익도 1.50달러였다. 중국에서의 매출 감소세가 알려진 것만큼 심각하지 않았던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중국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8% 감소한 178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였던 152억5,000만 달러를 훌쩍 웃돌았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는 이에 대해 "중국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와 함께 1,100억 달러(약 149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이 같은 자사주 매입은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로, 즉각 주가 부양 효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4~6월) 매출이 "낮은 한 자릿수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 6개 분기 중 5개 분기에서 매출 감소세를 기록했는데, 드디어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게 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새 아이폰, 강한 교체주기 불러올 것"


시장에서는 애플이 7일 예정된 새 아이패드 공개 행사와 내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생성 AI 관련 발표를 내놓을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2일 쿡 CEO도 실적 발표 후 생성 AI와 관련한 질문에 "앞으로 몇 주 안에 큰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애플의 생성 AI 대전 참전은 올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 신제품 등의 판매량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수년 동안 아이폰에 눈에 띄는 진화가 없었던 만큼, AI 기능의 대거 탑재는 소비자들에게 혁신으로 받아들여질 공산이 크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일 애플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30달러로 올리며 "생성 AI 기능이 아이폰의 강력한 교체 주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년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AI 기능이 탑재된 신형 아이폰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JP모건도 210달러에서 225달러, 모건스탠리도 210달러에서 216달러로 각각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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