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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2030 인싸들, 한밤중 '명상' 한 이유…돈 벌고 싶은 MZ들 몰려간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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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난 28일 오후 6시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N2, NIGHT' 팝업스토어의 메인 공간. 싱잉볼 명상 수업을 들으려는 참여자들로 공간이 가득차 있다. /사진=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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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요? 인스타그램 광고 보고 왔어요. NH투자증권을 이용하진 않지만 재밌는 프로그램이 있는 거 같아서요. 싱잉볼 명상은 정말 힐링되는 기분이라 좋았고, 투자에 대해서도 배워보고 싶어서 부동산 강연도 들으러 왔어요."(20대 여성 A씨)

4월 마지막 주말인 지난 28일 오후 6시. 서울 성수동의 'N2, NIGHT' 팝업스토어 메인 공간이 30여명의 인원으로 가득 찼다. 싱잉볼 명상 수업을 들으러 온 사람들이었다. 시끌벅적한 성수동 거리와 달리 팝업스토어 안쪽은 고요했다. 수업 시간이 다가오자 벽면을 가득 채운 가로 30미터, 세로 3미터 크기의 대형 LED 위로는 'N2'라는 글자와 함께 여의도 증권가의 풍경이 스쳐갔다.

이날 수업을 맡은 강사는 참여자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맞췄다. 안내에 따라 눈을 감자 크리스털 싱잉볼에서 나는 소리와 진동이 공간을 메웠다.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현재의 행복에 집중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10여분간의 수업이 끝나자, 테이블마다 식사 대용의 웰니스팩이 놓였다. '자기 성장'에 초점을 맞춘 팝업 취지에 맞는 건강식이었다.


팝업 성지 성수에 문연 'N2, NIGHT'...닷새간 방문객 55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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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오후 5시쯤 서울 성수동에 열린 NH투자증권의 팝업스토어 'N2, NIGHT'. /사진=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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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의 팝업스토어가 성수동에 열렸다. 젊은 투자자 사이에서 엔투(N2)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NH투자증권은 지난 24일부터 오는 6월5일까지 성수동에 400평 규모의 대형 팝업을 열었다. 주제는 '자기 성장의 시간, 밤에 투자하세요'다. 여느 팝업과 다르게 회사나 제품을 소개하기 보다는 자기성장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강연과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본지가 지난 주말 방문한 NH투자증권 팝업스토어는 방문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이번 팝업에는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닷새간 5500여명이 방문했다. 토요일인 지난 27일 하루에만 1900여명이 방문했고, 29일에는 오픈런 참여자도 생겼다는 설명이다. 강연 프로그램을 사전 예약하고 참여한 인원만 500명을 넘어섰다.

성수동은 이른바 '팝업의 성지'로 불린다. 같은 날짜에 성수동에선 농심, 빙그레, 하이트진로, 입생로랑뷰티 등 내로라하는 브랜드의 팝업이 동시에 진행 중이었다. NH투자증권은 공간 차별화를 위해 성수동에 30여그루의 큰 나무를 옮겨심고, 잔디밭에 해먹이나 빈백을 배치해 프로그램 참여자가 아니어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른 팝업과 차별화되도록 프로그램 구성에도 신경을 썼다. 프로그램은 △체질을 자가진단하고 그에 맞는 식음료를 제공하는 N2, TRAY △북리딩, 싱잉볼, 아로마 명상 등으로 구성된 힐링나이트 △매주 금, 토, 일요일 저녁에 투자, 인문학 등 다양한 주제의 강연을 하는 그로잉나이트 △음악 공연인 N2, 나이트콘서트 등으로 구성됐다.


투자에 관심 있는 2030 모였다…"가장 젊은 투자강연"이라는 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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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저녁 8시쯤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NH투자증권 팝업스토어 'N2, NIGHT'에서 '부동산 투자, 변화된 패러다임에 대비하라'를 주제로 강연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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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팝업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지난 28일 오후 5시 기준으로 N2, TRAY 프로그램은 마감된 상태였고 오후 6시와 7시30분에는 싱잉볼 명상수업, 오후 7시에는 '부동산 투자, 변화된 패러다임에 대비하라' 강연이 진행됐다. 팝업 프로그램 참여자는 대부분 젊은층인 2030세대였다.

이날 싱잉볼 명상과 부동산 투자 강연을 들으러 왔다는 30대 여성 참여자 B씨는 "친구가 증권사도 팝업을 한다고 알려줬는데 투자와 전혀 상관 없는 명상 수업을 하길래 호기심에 와봤다"라며 "정보를 얻고 싶어서 투자 강연도 왔는데 다른 팝업과 다르게 강제적으로 회사에 대한 정보를 주입하려 하지 않아서 좋다"라고 했다.

팝업 참여자가 모두 젊은층은 아니었다. 부동산 투자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는 40대 이상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50대 남성 참여자 C씨는 "원래 NH투자증권 고객인데 휴대전화 알림으로 투자 강연을 한다고 해서 와봤다"라며 "평소에도 투자 강연을 찾아다니는데 다른 강연과 다르게 나를 제외하고 다 젊은 사람이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의 팝업이 처음은 아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에도 여의도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서 공항을 주제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자신이 투자하고 싶은 국가를 선택하고 해당 국가로 여행을 떠나는 컨셉이었다. 당시에는 해외 투자를 시작하려는 고객들을 위해 방문고객 모두에게 투자지원금을 제공했다.

반면 이번 성수동 팝업은 프로그램 구성 측면에서 회사 업무와 직접 관련성이 덜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금융권에서 이야기하는 수익률, 수수료, 상품 가입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며 "'당신의 투자, 문화가 되다'라는 브랜드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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