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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자이스 본사 간 이재용, ASML 새CEO와 ‘찐한 포옹’…“EUV로 초미세공정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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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자이스·ASML ‘EUV 동맹’ 확대

이재용 獨 방문에 ASML 신임 CEO 동행

자이스, EUV 핵심 특허만 2000개 넘어

韓에 R&D센터 구축땐 전략적 협력 강화

EUV 기술력으로 파운드리 추격에 ‘날개’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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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러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계의 초미세공정(3나노 이하) 전쟁에서 앞서기 위해 직접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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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두 번째)이 최신 반도체 장비를 살펴본 뒤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그룹 최고경영자(CEO·왼쪽 세 번째) 등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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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에 있는 세계적인 광학 기업 ‘자이스’(ZEISS)의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그룹 최고경영자(CEO) 등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자이스 본사 방문에는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송재혁 최고기술경영자(CTO), 남석우 제조·기술담당 사장 등 반도체 생산기술을 총괄하는 경영진이 동행했다.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한 기업이다. 자이스는 파운드리 업계의 ‘슈퍼을(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ASML의 EUV 노광장비 1대에 3만개 이상의 부품을 공급하는 등 광학 시스템을 독점하고 있다. 슈퍼을의 ‘슈퍼을’인 셈이다.

이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와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논의한 뒤 자이스의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과 장비가 생산되는 모습을 직접 살펴봤다. 삼성전자와 자이스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EUV 기술과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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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에 있는 세계적인 광학 기업 자이스의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그룹 최고경영자(CEO·오른쪽) 등 자이스 경영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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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스가 한국에 거점을 마련하면 양사의 전략적 협력은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자이스는 2026년까지 480억원을 투자해 한국에 R&D 센터를 구축한다.

이 회장의 이번 행보는 지난해 12월 이뤄진 네덜란드 ASML 본사 방문과 연결된다.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당시 동행해 ASML의 ‘하이 뉴메리컬애피처(NA) EUV’에 대한 기술적 우선권을 확보했다. 하이 NA EUV는 2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의 핵심 장비로, 초미세공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이 회장의 이번 자이스 본사 방문에 지난주 취임한 네덜란드 ASML의 크리스토퍼 푸케 신임 CEO가 자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UV 기술력 고도화를 위해선 ASML과 자이스와의 원활한 연계가 중요하기 때문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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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에 있는 자이스 본사에서 ASML의 신임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토퍼 푸케와 포옹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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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이 직접 EUV 업체과 접촉해 기술 협력을 확대한 것은 차세대 반도체 성능 개선, 공정 최적화, 수율 향상으로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EUV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더 얇고 정밀하게 그릴 수 있다. 이같은 초미세공정이 가능해지면 웨이퍼 한 장 위에 더 많은 회로를 그릴 수 있어 생산능력이 높아진다. 또 이전보다 반도체 크기가 작아지면서 같은 성능에 더 작은 기기를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EUV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초미세공정을 주도하고, 연내에 6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역대 최대 파운드리 수주 잔고를 달성한 삼성전자는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 우위 지속 △고객사 다변화 △선제적 연구개발(R&D) 투자 △과감한 국내외 시설 투자 △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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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두 번째)이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 본사에서 자이스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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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5월 AI 가속기 시장을 독점 중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지난 2월 인간 사고 수준의 AI인 범용인공지능(AGI) 구축을 준비 중인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등 글로벌 테크 기업 CEO들과 연이어 회동해 미래 협력을 논의하는 등 기존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핵심 사업을 키우는 ‘해결사’로 나서왔다.

이 회장은 이번 독일에 이어 프랑스, 이탈리아를 방문해 비즈니스 미팅과 주재원 간담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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