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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이슈 검찰과 법무부

現 부장검사 “0.1% 정치사건으로 검찰 악마화...젊은 검사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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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검사가 젊은 검사들이 검찰을 떠나는 주된 원인으로 ‘검찰의 악마화’ 프레임에 따른 사기 저하를 꼽았다. “일부 정치인들에 의해 ‘검찰 악마화 프레임’ 전략이 성공해 검찰이 해체된다면 그 다음으로는 ‘공수처의 악마화’, ‘경찰의 악마화’, ‘법원의 악마화’ 프레임 전략이 시도돼 사법 기관의 기능이 훼손될 것”이라고도 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장진영(사법연수원 36기)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부장검사는 지난 25일 오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젊은 검사들의 탈검찰화’라는 글을 올렸다.

조선일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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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부장검사는 먼저 퇴직한 10년차 이하 검사 수가 2019년 19명에서 2022년 41명으로 3년 새 두 배 넘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장 부장검사는 “젊은 검사들이 사직하는 주요 요인이 격무와 박봉이고, 앞으로 검사는 ‘법원과 로펌을 가기 위한 하나의 경로’가 될 수 있다는 글도 봤다”면서 “그러나 격무나 잦은 인사이동, 급여의 문제 등 일신상의 이유만이 ‘탈검찰화’ 가속화의 주요 원인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장 부장검사는 “수 년 사이 검찰 개혁이란 이름으로 공수처 설치, 직접 수사 개시 범위 축소, 수사지휘권 폐지 등 검찰의 권한이 대폭 조정되었음에도 일부 정치적 이슈가 된 사건의 수사로 검찰의 부당한 이미지화, 소위 ‘검찰 악마화’ 프레임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사의 가족 중 누군가는 지인들로부터 ‘검사는 나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와서 녹초가 되어 귀가한 검사에게 ‘너도 나쁜 사람이냐’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했다.

장 부장검사는 또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일선의 수사 지연 사태가 심각해졌음에도 정치인들이 이에 대한 대책을 내지 않고 오히려 ‘검찰 해체’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 사건의 99.9%에 해당하는 민생 사건의 수사 범위에서 수사 지연이 발생했다”면서 “수사 지연과 수사력 약화라는 수사권 조정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검찰 사건의 0.1%도 되지 않는 일부 정치적인 사건에 관련된 분들이 지난 검찰개혁이 부족했다며 이제 ‘검찰 해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주장한 ‘술자리 회유 의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사실이면 검찰을 해체해야 하는 국기 문란 사건”이라고 한 바 있다.

장 부장검사는 이어 “0.1%의 일부 정치인들의 사법적 이익을 위해 99.9%에 해당하는 일반 국민들의 범죄 피해에 눈을 감겠다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또 “이 같은 불합리한 상황들이 나아지지 않는 이상 검사들의 사명감과 자긍심은 현격히 저하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해 보이는 법원의 판사나 2배 이상의 급여를 받으며 일정한 곳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이 가능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라는 직업으로 ‘탈 검찰화’하는 가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장 부장검사는 끝으로 “범죄 피해를 입은 국민을 보호하고 공정한 국가 질서가 유지되는 사법 정의 구현을 위해 유능하고 사명감 높은 젊은 검사들의 탈검찰화 현상을 그대로 방관만 해도 되는 것인지 걱정”이라면서 “검찰 내부를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다양한 견해를 반영해 선의를 가지고 함께 방안이 논의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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