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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한강 멍때리기 대회… 3등 곽윤기 “종소리에 심장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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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가 12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열린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 참석해 멍하니 앉아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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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35)가 3위를 차지했다.

12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열린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는 80여개 팀이 참가했다.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곽윤기, 걸그룹 ‘빌리’의 멤버 츠키(22), 유튜버 ‘미미미누’(본명 김민우·29) 등도 멍때리기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 참가자는 90분 동안 어떤 말도, 행동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노래 부르거나 춤추기,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음료 외의 음식물 섭취 등을 하면 탈락한다. 관객 투표를 많이 받은 10인 중 가장 안정적인 심박 그래프를 보인 참가자가 우승자로 뽑힌다.

특히 곽윤기는 이날 대회에서 쇼트트랙 경기복을 입고 나와 3위를 차지했다. 그는 “올림픽 도전만 다섯 번 하고 누군가와 경쟁하며 살면서 무엇보다도 쉬고 싶었다”며 “이 시간만큼은 온전히 쉴 수 있겠다고 생각해 오게 됐다”고 말했다.

또 “우승을 목표로 나왔는데, 직업 특성상 ‘종’이 울리면 출발하거나 마지막 바퀴다”라면서 “그래서인지 (대회 종료 직전) 종이 치니까 심장이 두근두근하더라. 최대한 누르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는 35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다양한 직군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참가한 시민의 연령대는 초등학생부터 60대까지였다. 직업은 학생, 정신과 의사, 소방관, 데이터 언어학자 등 다양했다.

대회 우승자는 프리랜서 아나운서 권소아 씨였다. 권 씨는 “평소 뭔가를 목표로 할 때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하면 심장이 빨리 뛸 것 같아 그냥 평소처럼 멍을 때렸다”며 “다리도 저리고 진행자의 멘트를 듣고 웃음도 나올 뻔했는데 잘 참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강 멍때리기 대회는 2014년 시각 예술가 웁쓰양 작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가치 있는 행위’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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