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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전문가가 본 북한 속내 “일본과 대화 분위기로 한미일 공조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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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시다 후미오(사진 왼쪽) 일본 총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총리 관저 누리집,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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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북한 전문가가 최근 북-일이 대화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낸 것과 관련해 “(북-일 정상회담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으로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히라이와 슌지 난잔대 교수(국제정치)는 18일치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북한이 납치문제가 해결됐고, (핵·미사일 개발을) 정당방위권에 트집 잡지 말라는 등의 주장을 하는 것을 고려하면 접촉에서 본격적인 협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양보하면서까지 일본과 협상하고 싶은 동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일본의 정상회담 요청에 대해 반응을 한 것은 “한·미·일 공조 흔들기”라고 분석했다. 히라이와 교수는 “한국에 대한 메시지는 포함돼 있다. 일본이 북-일 대화로 움직일 수도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면 그만”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대폭적인 양보로 한-일 관계를 개선했는데, 일본이 대북정책으로 한국을 배신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대일정책은 실패라고 야당 쪽이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북-미 회담이 시작됐을 때 일본이 방해하지 못하도록 포석을 둔 것일지 모른다”고도 말했다.



북-러의 밀착과 관련해선 “중국에 대한 호소라는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히라이와 교수는 “한·미·일 협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북한은 미-러, 미-중의 대립을 이용해 미국과 마주하려 한다”며 “북-러 관계의 강화는 계속되겠지만, 러시아는 상황에 따라 북한을 버리는 것을 전제로 한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북한은 ‘신냉전’의 구도에 중국을 끌어들이고 싶지만, 현재 중국은 부정적이다. 북-러 관계 강화는 중국에 대한 호소라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히라이와 교수는 올해 북-중 수교 75년을 계기로 북한이 “최대한 북-중 관계 강화를 알리고, 동시에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통해 미국 대선의 향방을 보면서 신냉전적 구조를 만들어 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하는 등 이미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봤다.



향후 미 대선 결과도 큰 변수다. 히라이와 교수는 “북한은 차기 미국 행정부와 거래해 핵 포기가 아니라 핵보유국끼리 대등한 관계에서 대화하는 군비 관리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탄생해도 그렇게 간단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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