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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다단계 피해 안타깝다”던 박은정 남편, 다단계 업체 변호로 재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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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박은정 후보의 남편 이종근 변호사가 작년 3월 유튜브 방송에 나와 "가정주부나 노인 등 다단계 피해자들의 사연이 너무 안타까워 검찰 시절 다단계 범죄 수사에 매진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변호사는 이후 다단계 업체를 변호하며 고액의 수임료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후보 부부의 재산은 지난 1년 새 41억원이 늘었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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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개업 1년 만에 재산 41억원이 늘어난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박은정 후보의 남편 이종근 변호사가 검찰 재직 시절 쌓은 다단계 수사 노하우로 다단계 업체 대표들을 변호하며 고액 수임료를 받았다는 의혹이 28일 제기됐다. 정치권에서는 “남편이 검사장 전관 경력을 앞세워 막대한 돈을 벌고 있으면서 부인인 박 후보가 ‘검찰 개혁’을 외치며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 고위 간부였던 박 후보 부부는 작년 5월 공직자 재산 신고 때 8억7526만원의 재산을 신고했지만, 지난 주 박 후보가 조국당 비례대표 1번으로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할 때 재산은 49억8100만원이었다. 1년 만에 41억원의 재산이 늘어난 것이다. 그중 은행 예금으로만 36억8200만원이 증가했다.

검사장 출신으로 작년 3월 검찰을 나온 이 변호사는 개업 당시 유튜브 홍보 방송에 나와 “가정주부나 노인 등 (다단계) 피해를 당한 분의 사연이 너무 안타까워서 이분들의 피해를 예방하고 회복하며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길”이라며 검찰에서 24년간 다단계 수사에 매진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실제 이 변호사는 검찰 재직 시절 ‘조희팔 피라미드 사기 사건’ ‘제이유그룹 사기 사건’ 등을 수사하며 다단계 분야 전문 검사 인증을 받았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변호사가 차린 법률사무소 이름 ‘계단’도 다단계에서 따왔다는 말이 나온다. 이 변호사는 변호사로서의 포부로 “(다단계) 피해자들을 위한 피해회복”을 꼽으며 “불법으로 인한 피해 방지를 위해 공익 신고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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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오른쪽)와 조국당 비례대표 1번 후보인 박은정 전 부장검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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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변호사는 개업 이후 농축수산물 거래를 가장해 10만명대 회원으로부터 1조1900억원의 피해를 입혀 다단계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휴스템코리아 대표, 4400억원대 피해를 입힌 유사수신 사건으로 검찰 수사 중인 아도인터내셔널 계열사 대표 등을 변호하며 고액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현직 검찰 간부는 “다단계 범죄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아는 검찰 출신이 다단계 범죄자를 수사하다 완전히 반대편으로 가서 피해자가 아닌 다단계 가해자들을 적극 변호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했다.

박 후보 부부는 1년 사이 은행 예금으로만 36억8200만원의 재산이 증가했는데 법조계에서는 “아무리 검사장 출신이 변호사 개업 첫해 전관예우를 받았다고 해도 상식을 뛰어넘는 과도한 액수”라는 반응이 나온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남편이 월 평균 15건, 1년간 160건의 사건을 수임했다”고 반박했다. 늘어난 재산에는 검찰 퇴직금과 공무원연금 수령, 상속 예정 부동산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전직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내가 지난 1년 했던 사건을 모두 합쳐도 30건이 안 된다. 혼자서 한 달에 사건 15건씩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검찰 퇴직금과 연금 합쳐봐야 2~3억원대 수준”이라고 했다. 박 후보가 ‘상속 예정’이라고 밝힌 경북 안동의 임야 땅값은 2360만원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다단계 업체를 변호하며 고액의 수임료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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