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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나홀로 사장님 10명 중 5명, 사업소득 고작 230만원…40%는 최저임금도 못 벌어 [홍태화의 경제 핫&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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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데이터 통합서비스(MDIS) 이용, 2분기 가계동향조사 분석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소득 5분위의 사업소득 평균 230만원 그쳐

소득 4분위는 100만원대…최저임금 월 환산액 206만원도 못 번다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소득 5분위(하위 50%)의 사업소득 평균이 지난 2분기 230만1000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홀로 사장님’ 10명 중 5명이 사업으로 200만원 초반대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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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마이크로데이터 통합서비스(MDIS)로 가계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5분위 사업소득은 1분기 252만원에서 20만원 이상 감소했다. 물가가 급격하게 오르는 상황에서 200만원 가량의 소득 수준이 오히려 후퇴한 것이다.

4분위로 내려오면 상황이 더 심각하다. 고작 100만원대의 사업소득을 기록하고 있다. 4분위 사업소득 평균은 196만8000원에 불과하다. 지난 분기(192만3000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최저임금 보다 소득이 낮다. 내년도 최저임금(시간당 9860원)을 월 209시간 근로 기준으로 환산한 월급은 206만740원이다.

다만, 소득 6분위부터는 사업소득이 상당 부분 개선되거나,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6분위 사업소득은 지난 2분기 304만6000원을 기록했다. 1분기 260만7000원에서 40만원 이상 올랐다. 8분위부터는 400만원을 상회했고, 최상단인 10분위는 800만원대를 기록했다.

헤럴드경제

서울 명동 시내 한 식당 앞에 짜장면 등 음식 가격표가 게시되어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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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하위 자영업자의 사업 소득은 앞으로도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1로 9월(99.7)보다 1.6포인트 내렸다. 지난 7월 103.2까지 오른 이후 석 달 연속 하락세다. 소비자가 지갑을 닫는 모양새다.

물가가 오르면서 이 같은 소비 둔화 현상은 더 가속할 수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부문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8.34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 상승했다. 고금리로 늘어난 이자부담도 내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영업자가 망하기 시작하면 채권 부실이 도미노처럼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무너지기 시작한 소상공인을 지탱하기 위해 정부가 막대한 재정과 금융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25일 '2024년 금융 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자영업자 대출 부실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기업부채 등을 변수라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금리인하와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부실이 표면화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비은행업권은 자영업자 대출, 비아파트나 지방 건설사업장의 부동산PF 비중이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를 알고 만기 연장·저금리 전환 등 각종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다만, 부채 탕감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영업자 부채를 일률적으로 탕감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자영업자 부채가 많다고 해서 이를 탕감해서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에는 이견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채무 재조정 프로그램, 만기 연장·상환 유예, 저금리 전환 프로그램 등 자영업자를 상대로 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이용하겠다고 언급했다.

※‘경제 핫&딥’은 경제 상황과 경제정책 관련 현안을 더 깊고 쉽게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경제 상황 진단과 전망은 물론 정책에 담긴 의미와 긍정적·부정적 여파를 풀어서 씁니다. 부작용이 있다면 대안을 제시하고, 또 다양한 의견을 담겠습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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