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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점포 닫는 4대 은행…ATM 대신 '똑똑한 STM'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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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4대은행 STM 대수 변화 추이/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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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31)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한 시중은행의 'STM(Smart Teller Machine·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에서 통장 재발급을 받았다. 신분증 확인 후 새 통장 발급까지 5분이면 충분했다. A씨는 한달 전에도 OTP 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STM을 사용해봤다. 그는 영업점 창구 방문과 달리 대기 시간이 없이 창구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어 STM을 다시 찾았다.

주요 은행이 '똑똑한 ATM'으로 불리는 STM 설치를 늘리고 있다. 은행의 창구 업무의 80% 이상을 STM에서 할 수 있어 점포 축소의 공백을 메꿀 대체제로 떠오른다. 은행권은 STM 고도화 등을 통해 활용도를 더 높일 계획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전국에 설치한 STM대수는 3월말 기준 704대다. 1년전과 비교하면 115대가 늘었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점포수와 ATM대수는 1년간 각각 57곳, 848대 감소했다.

STM에서는 은행 점포의 창구 업무를 80% 이상 수행할 수 있다. 신분증·영상통화·정맥 등으로 본인 인증 후 △예·적금 가입 △체크카드·통장 발급 △인터넷·모바일 뱅킹 가입 △공과금 납부 등이 가능하다. 이용이 어렵다면 화상 상담도 할 수 있다. 실제 수화기와 스크린을 통해 은행원이 실시간으로 이용 절차를 안내했다. 영업일이 아닌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다.

STM은 은행권의 점포 폐쇄에 따른 대체 방안이기도 하다. 은행권은 비용 절감을 위해 점포와 ATM을 줄이고 있다. 모바일·디지털 금융의 확대로 비대면 금융이 일상에 자리잡은 것도 점포 축소의 이유다.

하지만 점포·ATM의 축소로 금융소비자의 불편함도 늘고 있다. 특히 모바일 금융이 익숙하지 않은 금융취약 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STM으로 꼽힌다. 금융당국도 점포를 폐쇄할 경우 STM 등을 설치할 것을 요구 중이다. STM으로 대체 시 안내직원을 두거나 사용법 교육을 실시하는 등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

은행도 STM 설치 확대와 함께 금융소비자 친화적인 방안들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내점 고객이 많은 혼잡한 영업점에 STM을 배치하고 안내 직원 교육을 강화해서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기기 고도화에 초점을 둬 창구업무 중 자주 발생하는 업무는 빠르게 처리하는 방식을 고안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사용자 접근성을 강화하고자 STM에 전담 매니저를 배치해서 고령층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에는 인천공항에 STM을 신규 설치했다. 우리은행도 고객들의 편의성 증대를 위해 STM을 지속적으로 확대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STM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이제는 다양한 고객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게 숙제"라며 "창구제휴나 이동점포 같은 아날로그 방식보다 STM이 비용 효율화나 은행들의 디지털 금융 측면에서 이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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