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의 중대성과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하면 정부가 그제 발표한 대책 가운데는 미흡한 대목이 있다. 신천지발 감염 사태가 마무리된 후로도 대구경북 지역의 요양병원과 서울 경기의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하루 100명 안팎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교회의 집단 발병이 사회 문제가 됐는데도 서울의 대형 교회 중 9곳이 어제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클럽과 PC방은 지난 주말 정부의 권고 지침에 따라 일부 업소가 휴업에 들어가자 사람들이 문을 연 곳으로 더욱 몰려 혼잡도를 더하는 ‘풍선효과’까지 나타났다.
유럽의 주요 국가와 미국의 일부 주는 약국 은행 식료품가게 등 필수 사업장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에 휴업령을 내리고 외출 금지령까지 발동해 전 세계 인구 10억 명이 사실상 자가 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우리도 집단 감염 우려가 높은 시설은 정부가 일시 휴업을 강제하고 그 대신 휴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일정 부분 보전해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집단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요양병원 대책도 보강해야 한다. 확진자를 찾아내 치료시설로 옮기고 시설을 외부와 차단시키는 방식은 무증상 감염이라는 코로나19의 특성을 고려할 때 그곳에 남은 환자들을 감염 위험에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같은 취약 시설 전수조사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한편 조사 이후에도 감염 예방과 환자 발생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비감염 환자를 위한 방역 조치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