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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두산·한화·SK네트웍스…힘못쓰는 자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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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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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보유한 토지 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낮은 상장사가 7곳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상장사는 보유한 토지를 장부가로 처분해도 지분 전체를 매입하고도 남는다. 토지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도 주가가 극단적으로 낮은 저평가 자산주가 속출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다만 이 같은 자산가치보다 크게 저평가된 기업들은 자회사 부실, 주력사업 불황 등 미래 성장가치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에 저평가 요인이 얼마나 빨리 해소될 수 있을지가 향후 주가 반등 여부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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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시가총액 1조원 이상 상장사 가운데 주가순자산비율(PBR·12개월 선행) 1.0배 이하 기업 85곳을 대상으로 시가총액 대비 토지의 장부가치 비율을 조사했다. 시가총액은 지난주 종가 기준이다.

토지의 장부가치는 지난해 3분기 결산을 통해 토지 가치를 재무상태표 주석으로 공시한 상장사를 대상으로 했다. 재무상태표의 유형자산 가운데 토지를 대상으로 했고 투자부동산 등은 제외했다.

이 결과 시가총액 대비 토지 가치가 가장 높은 기업은 두산이다. 두산의 시가총액은 1조526억원인데, 토지 자산은 4조710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시가총액 대비 토지 자산 비율이 447.5%에 이른다. 토지 자산을 모두 처분하면 두산과 같은 규모 상장사 4곳을 매입할 수 있는 셈이다. 두산은 지난 14일 보통주 기준 주당 1300원(우선주 1350원)으로 현금배당을 결정했는데 시가배당률은 1.8%에 달한다. 두산은 분기 배당을 실시하고 있어 연간 배당수익률은 7.2%에 달한다. 토지 자산과 배당수익률을 감안할 때 주가가 극단적인 저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지난 3개월 사이 두산 주가는 11.9%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4331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턴어라운드를 시작한 것은 호재다. 두산이 지분 34.4%를 소유한 자회사 두산중공업 또한 시가총액 대비 토지 자산 비율이 342.9%에 달했다. 특히 두산중공업의 PBR는 0.4배에 그친다. 두산중공업은 매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원전 사업에서 타격이 컸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탈원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 업황이 좋지 않다"며 "풍력발전 등 신규 사업은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사업 지연과 부진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 또한 토지 자산이 시가총액보다 높은 기업이다. 시가총액은 1조7166억원인데 보유한 토지 가치는 4조1891억원에 이른다. 한화 주가는 지난 1년 사이에만 32.1% 하락했다. 한화의 주력 사업인 화학, 태양광 등이 투자자의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화학과 태양광은 대표적으로 중국의 과잉 투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산업이다. SK네트웍스는 시가총액 대비 보유한 토지 가치가 167.3%에 달한다. SK네트웍스는 직영주유소 338개를 운영할 만큼 다수의 토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SK네트웍스는 자회사 SK매직, SK렌터카 등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어 주목을 끈다. SK네트웍스는 직영주유소를 매각하고 이를 재원으로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핵심지 매장을 보유한 때문에 토지 자산 가치가 높다. 다만 최근 온라인몰과 치킨게임에 돌입하며 유통업 전체가 투자자의 외면을 받으면서 시가총액이 토지 가치보다 낮게 평가받고 있다. 신세계는 토지 자산 가치가 시가총액 123.3%, 현대백화점은 122.1%에 이른다.

대한항공은 토지 가치가 시가총액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2조4328억원인데, 보유한 토지 자산은 2조4829억원으로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경복궁 옆 송현동 용지를 보유한 때문에 대한항공은 그동안 자산주로 분류됐다.

대한항공 송현동 용지는 장부가는 3600억원 수준이지만 시가는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조원태 회장은 지난 6일 주주 환원 차원에서 송현동 용지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대한항공 주가는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우려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될 경우 수요 부진이 전방위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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