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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나루히토 일본왕의 호칭은 ‘일왕? 천황? 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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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998년부터 ‘천황’ 표현

언론은 대체로 ‘일왕’ 표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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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일본 왕을 ‘황제’라고 부르기에는 입에서 잘 안 나온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가 (일본 왕을) ‘천황’으로 표기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일본 국가원수의 호칭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22일 일본에서 열리는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것과 관련한 질의가 이어지는 속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천황”이라는 호칭을, 일부 국회의원들은 “일왕”이라는 표현을 쓰면서다.

강 장관은 일본 왕의 호칭을 어떻게 써야 하느냐는 의원들의 물음에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일본 왕의 호칭은) 상대국이 쓰는 명칭을 쓴다는 차원에서 ‘천황’으로 정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에서 (외교관들이) 외교 행위를 할 때 그렇게 (천황이라고) 말씀해주시고, 우리 국민에 대해서는 ‘일왕’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고, 이정현 의원은 “솔직히 일본 왕을 황제라고 부르기에 입에서 잘 안 나온다”고 말했다.

강 장관의 설명대로 일왕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 호칭은 ‘천황’이다. 1998년 9월11일 박지원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국빈 방문을 공식 발표하면서 ‘천황’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 정부가 ‘천황’이라는 호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대국 호칭 그대로 불러주는 게 국제 외교의 관례”라는 이유에서다. <한겨레>는 1998년 9월12일자 3면 기사를 통해 “정부가 11일 아키히토 일왕을 공식적으로 ‘천황’이라고 호칭하겠다고 밝힌 것은 앞으로 한-일 관계를 조망하는 작은 단서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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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겨레>를 비롯한 대부분의 언론은 일본 국가수반에 대해 ‘일왕’이라는 표현을 써왔다. 한-일 관계의 역사적인 맥락을 볼 때 한국을 불법적인 방식으로 식민지배한 일본의 국주를 ‘천황’이라고 높여부르지 않겠다는 취지에서다.

1998년 9월12일 <한겨레> 보도를 보면 정부가 “90년대부터 대외 문서에는 천황을 쓰고, 국내 문서에는 일왕을 ‘일본 천황’의 준말인 ‘일황’으로 표기 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일본 국가수반을 표현할 때는 ‘천황’이라는 호칭을 쓰기로 했다.

지난 18일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일본 방문 일정 보도자료에도 “천황”이라고 표현돼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일본 나루히토 천황 즉위식 행사 참석을 위해 22∼24일 간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식이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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