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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한우물 파기'는 옛말?…게임 업계는 '외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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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이종진출 활발..정수기 렌탈·유아용품·암호화폐 등 분야도 다양

뉴스1

게임사의 이종산업 진출이 활발한 가운데 국내 2위 게임업체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뉴스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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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최근 게임사의 이종산업 진출 사례가 늘고 있다. 정수기 렌탈 서비스부터 유아용품, 암호화폐까지 그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각종 규제와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중국 업체의 대거 진출 등으로 국내 게임산업의 활로가 막힌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2위 게임업체 넷마블은 지난 10일 마감된 웅진코웨이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안정적인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 1989년 설립된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 등 환경 가전제품을 생산·판매하며 국내외 738만 계정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1위 렌털업체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7073억원, 영업이익은 519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거뒀다.

회사 관계자는 "넷마블은 게임산업 강화를 시작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해 왔다"며 "웅진코웨이는 실물 구독경제 1위 기업으로, 입찰에 성공하게 된다면 우량 자회사를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해진다"고 입찰 배경을 설명했다.

앞선 지난 2018년 4월 넷마블은 '월드스타'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지분 25.71%를 2014억원에 인수하며 연예계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은 일찍이 비(非)게임 분야에 발을 들였다.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는 지난 2013년 블록완구 레고 거래 플랫폼 브릭링크를 시작으로 같은 해 노르웨이 유아용품 업체 스토케, 2017년 국내 1호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 이탈리아 펫푸드 업체 아그라스델릭, 2018년 유럽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 등 다양한 업체를 줄줄이 인수해 왔다.

지난 2013년 NHN에서 한게임이 분사하면서 설립된 NHN엔터테인먼트(현 NHN)는 완전히 '탈(脫)게임'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NHN은 지난 2013년 4분기까지만 해도 게임 매출이 전체의 96%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게임회사'였으나, 2014년 1월 정우진 대표가 취임한 이래 탈게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2014년 7월 온라인 광고 전문 대행사 'NHN애드'를 설립했고 2015년 8월에는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를 선보였다. 지난 2분기 기준 페이코의 거래액은 약 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거래액의 70%를 상회하는 등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회사 NHN벅스·NHN재팬·NHN글로벌 등을 통해 각각 음원사이트 벅스, 웹툰사이트 코미코, 패션 기업 간 거래(B2B) 마켓 '패션고'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8년 3월에는 'NHN에듀'를 설립하며 교육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그 결과 NHN 전체 매출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4년 88.3%에서 2016년 55.2%, 2018년 35.2%로 꾸준히 줄고 있다. 지난 2014년 5553억원, 2016년 8564억원, 2018년 1조2821억원으로 연간 매출액은 늘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의 장병규 이사회 의장과 권준모 네시삼십삼분 이사회 의장은 각각 개인 투자회사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와 '프라즈나글로벌홀딩스'를 운영하고 있다. 본엔젤스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발굴한 바 있다.

여러 국내 게임사의 이 같은 '외도'를 바라보는 관련 업계의 시선은 '걱정반 우려반'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 게임산업이 급격히 성장할 때는 이런 시도를 하는 업체가 없었다"며 "비관련 다각화로 덩치를 키우는 것을 볼 때 이제 게임산업의 성장에 한계가 왔다고 판단한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다른 산업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게임산업 투자가 줄어드는 것"이라며 "산업 종사자로서 회의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pb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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