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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진땀 뺀 트럼프 "쿠르드 안 버렸다…터키도 우리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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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향해 "경제 파괴" 운운하더니…하루 만에 말 바꿔

쿠르드족 토사구팽 논란에도…"멋진 전사들" 주장

여야 넘어 국제사회에서도 비판 일자 '오락가락 해명'

이데일리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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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이른바 ‘시리아 철군’을 둘러싼 논란을 진압하려는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의 해명이 오락가락 이다. 시리아 철군을 두고 ‘동맹 쿠르드족을 토사구팽한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하자, “쿠르드를 버리지 않았다”고 반박하는가 하면, 쿠르드족을 눈엣가시로 여기며 침공을 계획 중인 터키를 향해서도 “경제를 완전하게 파괴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더니,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터키는 우리의 파트너”라고 치켜세웠다. 앙숙관계인 터키와 쿠르드족을 사이에 두고 설익은 철군을 공식화하면서 이래저래 논란만 키우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매우 많은 사람이 터키가 미국의 대규모 교역 파트너라는 것을 편리하게 잊고 있다”며 “사실 그들은 우리의 F-35 전투기를 위한 철골 구조물을 만들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터키는 이들립주(州)에서 많은 생명을 구하는 것을 도왔고, 나의 요청으로 오랜 복역 기간이 남아 있는 브런슨 목사를 매우 좋은 건강한 모습으로 돌려보냈다”고 터키를 두둔했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중요하게도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중요한 회원국이라는 것을 기억하라”며 “그(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가 나의 손님으로 11월13일 미국에 온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방미(訪美) 계획을 상기시키며 터키를 달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철군이 동맹인 쿠르드족을 대량학살 위기에 방치하는 것이란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제사회의 비판이 비등하자 “내가 전에도 강력하게 말해온 것을 다시 한번 되풀이하자면 터키가 도를 넘는 것으로 간주된다면 나는 터키의 경제를 완전하게 파괴하고 말살시킬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180도 배치되는 발언이다.

‘쿠르드족을 버렸다’는 비판에도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시리아를 떠나는 과정에 있을지 모른다”며 “그러나 결코 우리는 쿠르드를 버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쿠르드는 특별한 사람들이자 아주 멋진 전사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터키에는 이미 많은 쿠르드 인구가 있다. 터키에 의한 불필요한 전투는 그들의 경제와 그들의 매우 취약한 통화에 엄청난 손상을 가할 것이라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적었다. 아울러 “우리는 재정적으로 그리고 무기 분야에서 쿠르드를 돕고 있다”고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직후 성명을 통해 “터키가 오래 준비한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곧 추진할 것”이라며 “미군은 그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의 대(對) 쿠르드 침공을 사실상 ‘나 몰라라’한 셈이다. 미국과 쿠르드족은 2014년부터 동맹을 맺고 이슬람 국가(IS)에 맞섰다. 쿠르드족은 미국이 자신들의 독립을 지원해줄 것이란 기대 속에 1만1000명의 희생을 치르면서 미국을 도왔다. 터키는 쿠르드족이 터키 내 쿠르드계 반(反)정부 세력과 손잡고 터키의 정치적 안정을 해친다고 판단, 침공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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