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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Tech & BIZ] [테크의 Pick] 화면 속 체스 말을 장갑 낀 손으로 잡으니 촉감 그대로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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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센서가 장착된 장갑을 끼고 손을 움직이면 가상현실의 손과 움직임은 물론 촉감까지 연동된다. /KIST




컴퓨터가 만든 가상현실(VR)에서 체스판의 나이트를 집어 들자 실제 손가락에 말머리 모양이 느껴진다. 손을 허공에서 움직이자 가상현실의 손도 나이트를 움직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영수 박사 연구진은 지난 18일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제 손과 가상현실의 손을 움직임은 물론이고 촉감까지 연동하는 초경량 장갑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기술이 발전하면 사람의 동작대로 원격 수술이나 아바타(분신) 로봇을 원격 조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가상현실 장갑은 엄지와 검지, 중지 세 손가락에 센서를 장착하고 있다. 장갑과 가상현실 사이의 상호작용은 두 방향이다. 먼저 장갑을 낀 손에서 가상현실로 정보 전달이다. 연구진은 실제 손의 움직임을 가상현실에 전달하기 위해 장갑의 손가락마다 3개씩 압전(壓電) 소자를 장착했다. 압전 소자는 모양이 변하면 전류가 발생하는 물질이다. 가스레인지의 스위치를 누르면 불꽃이 튀는 것도 압전 소자 덕분이다

장갑의 압전 소자는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모양이 바뀌며 각각 다른 전류를 만든다. 컴퓨터는 이를 감지해 가상현실의 손가락을 똑같은 형태로 움직인다.

가상현실에서 실제 손으로의 정보 전달은 촉감을 이용한다. 가상현실의 손가락이 체스 말을 집으면 장갑 손가락 끝부분의 실리콘 구동장치에 전류가 흘러 원형 코일이 수축한다. 이러면 코일 안의 공기가 압축되고 실리콘 막이 늘어나 손가락을 자극한다.

차 박사는 "외부에서 공기압을 걸어주는 압축 장치 없이도 손가락에 촉감을 줄 수 있어 장치가 훨씬 간단하다"며 "배터리를 포함해 전체 시스템의 무게가 156g에 불과해 이물감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기술은 손가락에 물리적 자극을 줘 사물의 감촉만 느낄 수 있게 했지만 이번 장갑은 촉감 센서가 가볍고 부드러워 사물의 형태까지 알게 해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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