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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 주지사 '막말'에 대규모 시위… 트럼프도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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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성차별·동성애 혐오발언에 재난 희생자 모욕까지… 격렬 시위에 탄핵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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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논란'에 휩싸인 푸에르토리코의 리카르도 로세요 주지사.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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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가 혼란에 빠졌다. 푸에르토리코 주지사가 사적인 채팅방에서 혐오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사퇴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푸에르토리코 수도 산후안에서는 수십만명의 시민이 시위에 참여해 리카르도 로세요 주지사의 사임을 요구했다. 시민들은 깃발과 시위 팻말을 들고 도로를 점거한 채 "리카르도는 사임하라, 사람들은 당신을 거부한다"라고 외쳤다.

로세요 주지사의 사임 요구는 최근 불거진 '챗게이트 스캔들'에서 시작됐다. 지난 13일 푸에르토리코 탐사저널리즘센터는 로세요 주지사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에 측근들과 주고 받은 889쪽 분량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메시지에는 정적에 대한 폄하, 성차별, 동성애 혐오 등과 같은 저속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로세요 주지사는 푸에르토리코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시키는 데 제동을 거는 멜리사 마크 비베리토 전 뉴욕시의회 의장을 매춘부로 칭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동성애자 가수 리키 마틴에 대해서는 "여성이 아니라 남성을 좋아하는 그가 진정한 남성우월주의자"라며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2017년 9월 푸에르토리코에 불어닥친 허리케인 마리아로 발생한 희생자를 조롱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는 "이왕 일이 이렇게 됐으니 우리 까마귀에게 먹이를 줄 시체들이 좀 있지 않은가?"라고 발언을 해 희생자와 유족들을 능욕했다.

사태가 악화하자 로세요 주지사는 재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끝내 주지사직 사퇴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날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을 위해 수립한 노력들을 끝까지 따르는 것이 나의 약속"이라며 "푸에르토리코 취약층을 돕기 위한 중요한 정책들을 시행해왔다"고 자신을 변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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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 주지사 사퇴 시위에 참여한 가수 리키 마틴.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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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는 주지사가 사임할 때까지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리키 마틴과 대디 양키 등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들도 시위에 동참했다.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푸에르토리코 의회는 19일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주지사 탄핵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로부터 10일 안에 그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주지사가 탄핵되면 새 주지사 선거 전까지 완다 바스케스 푸에르토리코 법무장관이 임시로 직을 맡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일찌감치 로세요 주지사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그는 끔찍한 주지사"라며 "푸에르토리코의 리더십은 완전히 부패하고 무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18일에는 트위터에 "푸에르토리코에 나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주지사는 포위당했고 우리 연방의회는 멍청하게도 허리케인 구조기금 920억달러를 푸에르토리코에 주려 한다"고 썼다. 푸에르토리코는 미국 자치령이지만 정식 '주(州)'가 아니어서 연방 소득세를 내지 않고 미 대통령 투표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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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 수도 산후안에서 수십만명의 시민이 시위에 참여해 리카르도 로세요 주지사의 사임을 요구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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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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