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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선 상생… 남중국해선 패권… 두 얼굴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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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보호주의 반대·협력” 강조 / 글로벌 리더로 존재감 각인시켜 / 영유권엔 힘으로 주변국들 압박 / 국제중재재판소 판결도 인정 안해

세계일보

중국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27일 폐막하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폐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폐막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고위급 포럼에서 “보호주의 경제체제를 반대하고, 개방형 세계 경제건설을 위해 각국이 힘을 모으자”고 주장했다. 그런 반면에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부정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패권주의적 힘의 정치를 과시했다. 이는 일대일로를 통한 ‘상생공영·공동번영’이라는 시 주석의 주장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29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일대일로 국제협력 고위급 포럼 마지막 날인 지난 27일 원탁 정상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각국과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며 “개방형 세계 경제를 함께 건설하고, 보호주의에 반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폐막 기자회견에선 “이번 일대일로 기간 중 640여억달러(74조3000여억원) 규모 프로젝트 협력·협의가 체결됐다”며 일대일로의 전방위 확대를 공식 천명했다.

이어 “우리(참가국 정상들)는 일대일로 건설이 공동 공영의 길로 향한다는 것에 합의했다”며 “공동 논의·건설·향유라는 기본 원칙을 견지하고 함께 책임을 지고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자지분 소유와 독자 경영을 더 많이 허용하고, 외국인의 지재권 관련 권익 보호를 강화하고, 지재권 침해 행위를 엄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외개방 의지를 적극 피력한 것이다.

이번 일대일로 포럼은 미국의 불참 속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40여명의 국가 및 국제기구 지도자들이 참석해 중국의 힘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정상 원탁회의를 주재하고, 개막식 연설과 폐막식 기자회견 등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면서 글로벌 리더로서의 존재감을 한껏 부각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남중국해 등 핵심이익으로 간주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인정하지 않고 힘으로 주변국을 압박했다. 필리핀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25일 시 주석을 만나 남중국해와 관련한 PCA 판결을 거론했지만 시 주석은 “중국은 PCA 판결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이 2012년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는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를 강제로 점거하자, 필리핀이 PCA에 제소했고, PCA는 2016년 7월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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