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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미-일 “대북 제재 유지”, 중-러 “북-미 관계정상화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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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중-러 정상회담 북핵 문제 논의

미-일 “대북 제재는 유지돼야 한다”

중-러 “분쟁 당사자들 관계 정상화”

미-일 정상 석 달 연속 회담하기로

아베의 ‘트럼프 귀 잡기’ 예상되나

트럼프 “무역협상 5월 타결 가능” 압박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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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협상의 경색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말에 미국-일본, 중국-러시아 정상들이 만나 자신들끼리의 공조 강화를 다짐했다. 4강의 움직임이 북-미 협상의 촉진제로 작용할지, 미·일과 중·러의 입장차가 확대되는 상황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6일(현지시각) 북핵 문제에 긴밀히 협력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 뒤 기자들에게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을 전망해가면서 이후 진행 방법에 대해 깊숙이 의견을 교환했다. 일본도 한반도 비핵화에 적극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음은 내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마주해 (일본인 납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두 정상이 대북 제재 및 그것의 유지에 대한 “공동의 결의”를 논의했다고 윌리엄 해거티 주일 미국대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머리발언에서 “우리는 다른 이들과도 아주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는 북한에 관해서도 얘기할 것이다. 난 그것이 꽤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일 정상의 논의는 앞으로도 밀접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25~28일 일본을 국빈방문하고, 6월28~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도 참석한다. 미-일 정상회담이 이례적으로 석달 연속 열려, 북-미 협상에 대한 아베 총리의 입김이 세질 수 있다. 아베 총리 부부는 26일 트럼프 대통령의 아내 멜라니아의 생일잔치에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가 “이 부부 정도로 내가 (생일을)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은 없다”고 했다며 아베 총리와의 관계를 강조했다. 두 정상은 27일 함께 골프도 쳤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문제를 놓고는 아베 총리를 압박했다. 그는 회담 머리발언 대부분을 무역협상에 할애하며 “일본은 (미국) 농산물에 엄청난 관세를 매기는데, 난 관세를 철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에 관세를 매기지 않는다”고 하자, 아베 총리가 “2.5%를 매긴다”고 반론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무역협상이 다음달 말에도 타결될 수 있다며 조기 타결을 압박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미국에 더 많은 생산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중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7일 베이징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전날 정상회담에 대해 “북-러 정상회담 결과를 상세히 설명하고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공동 로드맵을 갖고 있다. 첫번째 부분(도발적 행위 중단)은 전반적으로 이행됐으며, 이제 두번째 부분으로 나아가야 한다. 2단계는 분쟁 당사자들 간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잇따라 열린 정상회담 내용을 보면, 미·일은 대북 압박 유지에 무게를 두고, 중·러는 미국에 유연한 접근을 요구했다고 볼 수 있다. 25일 북-러 정상회담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성명에 감사한다”며 “러시아와 중국이 우리를 돕는 데 감사한다. 중국은 자기 나라 바로 옆에 핵무기가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말에는 북한이 중·러를 뒷배경으로 삼으려는 것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해거티 주일 미국대사는 이날 워싱턴 강연에서 “김정은이 푸틴을 만난 것은 제재가 북한 정권에 엄청난 압박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도쿄 베이징/조기원 정인환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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