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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보잉737맥스 연쇄 추락… 中 "즉각 운항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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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운항 시작한 최신 기종, 불안감 확산… 한국도 긴급 점검

지난 10일 탑승자 157명 전원이 숨진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 이후 사고 기종인 '보잉 737 맥스 8'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불과 넉 달여 전인 작년 10월 탑승자 189명이 모두 숨진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사고 역시 같은 기종이어서 에티오피아와 중국 등은 해당 기종에 대해 즉각 운항 중단에 들어갔고 한국 정부도 긴급 점검에 돌입했다.

중국 민용항공국(민항국)은 11일 오전 웹사이트를 통해 "이날 오후 6시 전까지 중국 항공사들은 보유 중인 보잉 737 맥스 8 기종의 상업 운항을 모두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민항국은 "미 연방항공국 및 보잉사와 논의해 비행 안전을 확실히 보장할 수 있는 조치가 이뤄진 후 운항 재개 여부를 통지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징(財經)은 "중국은 총 96대의 737 맥스 8 기종을 보유 중"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티오피아항공도 10일부터 이 기종 항공기 4대의 운항을 중단했다. 에티오피아항공 측은 11일 "사고기에서 블랙박스를 수거해 추락 당시 비행·음성 기록을 복원하고 이를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이날 해당 기종 항공기의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카리브해 영국령 케이맨제도에 본사를 둔 케이맨항공 역시 운항을 중지했다.

한국에선 이스타항공이 작년 11월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2대를 도입해 현재 일본과 태국 노선에 투입 중이다. 올해 대한항공이 6대, 티웨이항공이 4대, 이스타항공이 4대를 추가로 들여올 계획을 갖고 있다. 이스타항공에 대해 긴급 점검에 나선 국토부 관계자는 "미국도 해당 기종에 대한 안전 조사에 들어갔다"면서 "안전 기준에 어긋나는 문제가 확인되면 즉각 운항을 중단하고, 추가 도입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지난해 12월 중국 저장성 저우산(舟山)시에서 열린 보잉 737 맥스 8기 인도 행사. 중국 민용항공국은 11일 중국 항공사들에 이 기종 운항을 전면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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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사고가 난 737 맥스 8 기종은 2017년부터 상업 비행을 시작한 최신 기종이다. 지난 1월 현재 전 세계 항공사로부터 5011대를 주문받아 이 중 354대가 인도됐다. 이 기종은 보잉의 영업이익에서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차세대 주력 기종으로 지난달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 베트남 저가 항공사 비엣젯이 100대를 127억달러에 구매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미 CNN은 항공 전문가들을 인용해 "최신 기종이 반년도 안 돼 두 차례나 추락하는 건 이례적"이라며 기체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CNN은 "사고를 당한 두 항공사 모두 안전 분야에서 정평이 난 곳이지만 라이언에어의 여객기는 이륙 후 13분 만에, 에티오피아 항공 비행기는 단 6분 만에 추락했다"고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제작사인 보잉이 엔진 용량을 키우며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량했으나 파일럿들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번 사안은 2013년 보잉 787 배터리 불량 사태보다 더 심각한 사안"이라며 "당시 50대만 운항 중이었던 787과 달리 737 맥스 8은 현재 300대 이상이 운항 중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보잉은 13일 공개할 예정이던 새 기종 '보잉 777X'의 출시 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항공 업계에선 보잉의 최대 고객이자 전 세계 보잉 737 맥스 8의 30%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국이 선도적으로 운항 중단을 한 것이 미·중 무역 협상의 새 분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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